"품위 없고 저속해"...대표팀 감독직 '돌연 사퇴'→비판 목소리↑ "진정성 느껴지지 않아, 책임 …

[SPORTALKOREA] 김경태 기자= "진정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20일(이하 한국시간) "자메이카가 내년 월드컵 본선 직행에 실패한 뒤, 스티브 맥클라렌 감독이 충격적인 사퇴를 발표하면서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메이카 국가대표팀은 19일 자메이카 킹스턴에 위치한 인디펜던스 파크에서 펼쳐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북중미카리브 지역예선 B조 6라운드 퀴라소와의 경기에서 0-0으로 무승부를 거뒀다.

당초 자메이카는 이번 조별리그에서 본선 진출이 유력해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상대가 트리니다드 토바고, 버뮤다, 퀴라소로 자메이카의 전력에 비해 최약체로 평가받던 팀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를 증명하듯 지난 9월 버뮤다를 4-0으로, 트리니다드 토바고를 2-0으로 잡으며 청신호가 커졌으나, 지난달 퀴라소에 2-0 패배, 14일 트리니다드 토바고와의 두 번째 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하며 위기에 빠졌다.
결국 자메이카는 퀴라소와의 최종전에서도 0-0 무승부에 그치며 본선행을 결정짓지 못했다. 조별리그를 2위로 마무리한 자메이카는 이제 마지막 남은 플레이오프에 사활을 걸게 됐다.

설상가상 맥클라렌 감독이 돌연 사퇴를 표명하며 분위기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그는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리더의 역할은 책임을 지고, 팀의 미래를 위해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것"이라며 "깊은 고민과 현재 위치,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솔직한 분석 끝에 자메이카 감독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과거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한 트로이 디니는 맥클라렌 감독의 선택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미국 매체 'CBS 스포츠'와의 인터뷰를 통해 "경기 직후 감정 때문에 물러나면서 준비된 원고를 보면서 읽는 건 말이 안 된다. 그건 대본을 읽는 거다. 내 눈엔 진정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만일 맥클라렌이 퀴라소전에서 이겼다면, 사퇴했을까? 내 답은 '아니오'다. 월드컵이 걸린 상황에서 그만둘 리 없다"며 "경기 끝나고 기자회견까지 시간이 있었는데, 그 사이에 원고를 작성하고 스스로를 돌아보고 리더로서 행동할 시간이 있었다는 건 내게 맞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준비된 원고를 읽는 모습은 보기 좋지 않았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또한 "아직 기회가 남아 있는데, 그만두고 떠나는 건 오히려 팀을 더 나쁜 상황에 빠뜨린 것이다. '내 책임 아니'라는 식으로 쉬운 선택을 한 것처럼 느껴진다"며 "한 라운드만 더 치르면 되는데, 그냥 팀을 이끌고 승리하면 되는 일"이라고 얘기했다.
디니는 끝으로 "승리했을 때와 패배했을 때 각각 다른 원고를 준비한 것처럼 보였다"며 "(맥클라렌의 행동이)품위 없고 저속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사진=ESPN, 게티이미지코리아, CBS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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