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년병장들 이래서 국대 불려 갔구나, 타석 설 때마다 ‘쾅 쾅’…희망 쏜 ‘상무 듀오’, 롯데·LG는 웃고 있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상무의 ‘말년병장’들은 본인들이 왜 국가대표팀에 차출됐는지 실력으로 증명했다.
이달 열리는 2025 네이버 K-베이스볼 시리즈 평가전을 위해 소집된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 사이에는 눈에 띄는 이름이 있다. 한동희와 이재원이다. 둘 다 상무 야구단에서 병역 의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내달 9일 전역하는 ‘말년병장’이다.
상무 소속 선수의 대표팀 차출이 아예 전례 없는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흔한 일도 아니다. 퓨처스리그 경기만 소화하는 만큼, 1군 선수들의 수준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대표팀에 차출하기엔 ‘리스크’가 있다.
그럼에도 한동희와 이재원은 상무 소속으로 대표팀에 합류했다. 이번 시리즈에 현직 메이저리거들은 참가할 수 없고, 베테랑보다는 영건 위주로 기회를 준 것도 원인이다. 하지만 결국 한동희와 이재원이 상무에서 상당한 성과를 남겼기에 차출이 가능했다.

한동희는 올해 퓨처스리그 100경기에 출전해 타율 0.400 27홈런 115타점 107득점 OPS 1.155라는 괴물 같은 성적을 올렸다. 홈런, 타점, 득점, 안타(154안타), 장타율(0.675), OPS까지 온갖 부문에서 1위를 달렸다.
그런데 이재원도 만만치 않다. 부상 등으로 78경기 출전에 그쳤으나 타율 0.329 26홈런 91타점 OPS 1.100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홈런과 타점, 장타율(0.643) 모두 한동희에 이어 2위였으며, 경기 수를 고려하면 홈런 페이스는 한동희를 능가하는 수준이었다.
이러한 활약에 한동희와 이재원 모두 태극마크를 달 수 있었다. 한동희는 처음 발표된 엔트리에 진작에 승선해 있었고, 이재원은 명단에 없었으나 11월 1일 구자욱(삼성 라이온즈)과 문성주(LG 트윈스)가 하차하면서 대체자로 발탁됐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으나 결과는 성공적이다. 8일 열린 체코와의 1차전부터 심상치 않았다. 몸이 덜 풀린 대한민국 타선이 단 5안타 5볼넷으로 침체된 모습이었지만, 한동희와 이재원은 나란히 장타를 신고했다.
선발 출전한 한동희가 2회에 먼저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때려내며 추가점의 발판을 놓았다. 교체로 나선 이재원은 8회 2사 1, 2루 기회에서 우익수 뒤에 떨어지는 큼지막한 1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두 장타가 모두 득점으로 연결됐다.

9일 열린 2차전에서도 좋은 흐름은 이어졌다. 둘 다 선발로 나서지 않았음에도 좋은 성과를 남겼다. 8회 대타로 나선 한동희가 먼저 볼넷을 고른 가운데, 대수비로 출전한 이재원이 9회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이번 2연전에서 한국이 때려낸 유일한 홈런이었다.
이후 한동희도 2사 2루 상황에서 우중간에 떨어지는 2루타를 터뜨리며 타점을 추가했다. 교체 출전한 둘이 장타 2개에 3타점을 합작했다. 1차전을 합치면 장타만 4개를 작렬한 것이다. 대표팀에 합류한 이유를 제대로 보여 줬다.

이러한 활약에 웃는 것은 비단 대표팀뿐만이 아니다. 한동희와 이재원은 모두 내달 초 전역한다. 당장 다음 시즌부터 원소속팀이 이들을 1군 자원으로 기용할 수 있다. 그런데 국가대항전에서 좋은 모습까지 보여줬으니, 기대감이 더 커질 것이다.
한동희의 원소속팀 롯데 자이언츠는 올 시즌 내내 장타력 부족에 시달려 왔다. LG 트윈스 역시 이재원이 상무 입대 전 성장세가 급격히 나빠져 우려하는 시선이 많았다. 그런데 이번 경기들로 이 걱정들을 씻어낼 수 있으리라는 희망 섞인 관측이 늘어날 전망이다.

사진=뉴시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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