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권도 못 해본 그 기록, 고명준이 달성할 수 있을까? “스윙이나 타격 포인트 수준급” 日 거포가 나섰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21세기 인천 야구의 ‘전설’인 박정권 SSG 랜더스 2군 감독도 못 해본 기록을 후배 고명준이 달성할 수 있을까.
고명준은 올해 SSG의 주전 1루수로 130경기에 나서며 타율 0.278 17홈런 64타점 OPS 0.739를 기록했다. 지난해 성적(타율 0.250 11홈런 45타점 OPS 0.688)과 비교하면 확실히 한 단계 발전했다.
특히 포스트시즌 들어서는 팀 타선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와중에도 홀로 4경기 3홈런이라는 쾌조의 페이스를 선보였다. 이에 차기 시즌 더 좋은 모습을 보이리라는 긍정적인 반응도 피어나는 중이다.
다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선구안이 문제다. 올해 고명준은 삼진 99개를 기록하는 동안 볼넷은 단 20개를 골라내는 데 그쳤다. 출루율은 0.306, 출루율에서 타율은 뺀 ‘순출루율(IsoD)’은 0.028로 규정 타석을 채운 리그 모든 타자 가운데 ‘꼴찌’다.

이렇게 장단점이 극명하게 갈렸지만, 그럼에도 SSG의 차세대 중심 타자로 기대를 모은다. 그런데 이러한 긍정적인 기류에 힘이 더 실릴 것으로 보인다. 일본 야구의 전설적인 거포가 고명준에게 호평을 남긴 것이다.
그 인물은 바로 야마사키 타케시다. 야마사키는 1987년 주니치 드래곤즈 소속으로 데뷔해 27년이나 현역 생활을 지속하며 통산 403홈런을 기록했다. 특히 당시 기준 단 3명만이 달성했던 ‘양대리그 홈런왕’ 타이틀을 보유한 선수이기도 하다.
은퇴 후 해설가 등으로 제2의 인생을 보내던 야마사키가 어떻게 고명준을 알게 된 걸까. 사실 야마사키는 올겨울 SSG의 제안을 받아 타격 인스트럭터로 선수들을 지도하게 됐다. 9일부로 일본 가고시마에서 진행 중인 유망주 캠프에 합류했다.

SSG 구단에 따르면, 야마사키 인스트럭터는 구단 합류 전부터 R&D팀과 데이터팀이 제공한 선수별 영상과 기록을 미리 분석하며 철저히 준비한 것으로 전해진다. 합류 첫날부터 타자들의 스윙을 관찰하고 적극적으로 피드백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 가운데서도 고명준에 대해 특히나 긍정적인 평을 남긴 것이다. 야마사키 인스트럭터는 “올해 17홈런을 친 타자라 유심히 봤다. 스윙이나 타격 포인트가 수준급”이라면서도 “힘에 의조해서 치려는 모습이 조금 보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회전을 통해 스윙하라고 조언했다. 힘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쓰는 것이다”라며 “이것이 개선되면 30홈런을 충분히 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남겼다.

만약 야마사키 인스트럭터의 평대로 고명준이 30홈런 고지에 오르면, SK-SSG 역사상 7번째로 단일 시즌 30홈런을 달성하는 선수가 된다. 토종 선수에 한하면 이호준-박경완-최정-한유섬에 이어 4번째다.
1루수 포지션으로 좁히면 더 눈에 띈다. 구단 역사상 30홈런을 채운 1루수는 이호준과 제이미 로맥 2명이 전부다. 한때 ‘SK 왕조’의 전성기를 이끌던 박정권 2군 감독조차도 한 시즌 27홈런이 최고 기록이었는데, 이를 넘어설 수 있는 것이다.
고명준도 열의를 보였다. 고명준은 “스윙할 때 상체가 먼저 나가 안 좋은 공에 배트를 돌린다고 조언해주셨다. 스윙의 결이나 포인트는 좋다고 해주셨다. 아직 첫날이지만 내게 필요한 부분들을 얻어가고 싶다”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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