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후 은퇴’ 커쇼, 휴스턴에 뼈 있는 한마디! “올해가 최고의 시리즈, 2017년은 7차전까지 갔지만 조금…”

[SPORTALKOREA] 한휘 기자= 월드 시리즈 우승과 함께 현역 생활을 마무리한 ‘레전드’ 클레이튼 커쇼가 뼈 있는 한마디를 남겼다.
커쇼는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각) 공개된 미국 현지 매체 ‘블리처 리포트’의 야구 팟캐스트 ‘온 베이스 위드 무키 베츠’에 LA 다저스 동료 선수들과 함께 게스트로 출연했다.

월드 시리즈 우승이라는 ‘대업’을 완성하고 진행된 촬영이니만큼 ‘호스트’ 베츠의 진행 속에 화기애애하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여러 이야기가 오갔다. 그런데 그 가운데 커쇼가 은근히 뼈 있는 발언을 남긴 것이다.
베츠의 질문은 “이번 월드 시리즈가 커쇼 본인이 경험해 본 최고의 시리즈였는가”라는 것. 이에 커쇼는 그렇다면서 “7차전까지 간 다른 시리즈가 한 번 있었는데, 그때는 졌다”라고 답했다.
그리고 뒤이어 “그 시리즈는 조금…별표(*)가 붙은 시리즈다”라며 “이번에는 우리가 이겼다.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라고 전했다.

커쇼가 말한 ‘다른 시리즈’는 바로 2017년 월드 시리즈다. 당시 다저스는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상대로 7차전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를 치렀다. 하지만 7차전에서 선발 투수 다르빗슈 유가 무너지면서 일찌감치 승기를 내줬고, 끝내 아쉬운 준우승에 머물렀다.
커쇼 본인에게도 잊을 수 없는 시리즈였다. 커쇼의 첫 월드 시리즈 등판이 바로 이 해에 기록됐기 때문. 포스트시즌만 되면 부진하기로 유명한 커쇼지만, 이 시리즈에서는 5차전에 부진하긴 했어도 1차전과 7차전에서 호투를 펼치며 그간의 오명을 조금이나마 극복했다.

이렇게 치열한 승부였으나 커쇼는 올해 월드 시리즈만 못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아무래도 다저스가 준우승에 그친 것이 큰 이유겠지만, 커쇼는 한 가지를 더 언급했다. ‘별표(*)’가 바로 그것.
미국 야구계에서 ‘별표’는 대개 떳떳하거나 정당하지 못한 기록을 일컬을 때 쓰인다. 1961년 로저 매리스가 베이브 루스를 넘어 한 시즌 61홈런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것을 두고 커미셔너였던 포드 프릭이 기록을 폄하하는 등, 매리스의 신기록이 정당하지 않다고 간주하기 위해 기록지에 별표를 붙인 것이 시초다.
30년이 지나 매리스의 기록에 찍힌 별표는 사라졌지만, 별표 자체는 이후로도 부당한 기록을 의미하는 비공식적인 장치로 사용되고 있다. 일례로 금지 약물 복용 선수들의 기록지에 별표를 붙이는 것과 같이 말이다.


그렇다면 커쇼는 왜 2017년 월드 시리즈를 두고 이 ‘별표’를 언급했을까. 2019년 11월 MLB를 뒤흔든 폭로가 이유다. 전자기기를 이용해 사인을 훔치고 휴지통을 두들겨 선수단에게 전달했다는, 이른바 ‘사인 훔치기 스캔들’이다.
그리고 이 스캔들에서 주요 가담자로 밝혀진 3개 구단이 보스턴 레드삭스와 뉴욕 양키스, 그리고 휴스턴이었다. 특히 휴스턴은 2017시즌 내내 이 방식을 활용해 이득을 본 것이 밝혀졌으며, 최초 폭로도 휴스턴에 관해 나온 만큼 사실상의 ‘주범’이었다.
이러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야구팬들은 물론이고 선수들 사이에서도 휴스턴을 향한 부정적인 기류가 형성됐다. 특히 ‘최대 피해자’ 다저스는 2020년 시즌 휴스턴과의 경기에서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할 정도로 앙금이 컸다.
그로부터 꽤 긴 시간이 흘렀다. 조금씩 역사 속으로 사라져가는 사건이지만, 커쇼가 ‘별표’라는 한 단어로 2017년의 휴스턴을 떠올리게 한 것을 보면 아직 많은 사람은 그때를 기억하는 듯하다.

사진=유튜브 'Bleacher Report'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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