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08억’ 거금이 저렴해 보인다! 데뷔 4년 차인데 상 ‘싹쓸이’할 기세…이대로라면 MVP 수상도 가시권?

[SPORTALKOREA] 한휘 기자= 5,000억 원이 넘는 거금을 한 선수를 위해 투자했다. 현재까지는 성공적이다 못해 ‘대박’이다.
캔자스시티 로열스 바비 위트 주니어는 8일(이하 한국시각)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공개한 2025 아메리칸리그(AL) 실버 슬러거 유격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AL에서 가장 빼어난 타격을 자랑한 유격수로 인정받은 것이다.
그런데 이게 전부가 아니었다. MLB 골드 글러브 상을 후원하는 ‘롤링스’는 같은 날 위트 주니어가 2025 AL 플래티넘 글러브 수상자로 뽑혔다고 알렸다.

플래티넘 글러브는 각 리그에서 그해 가장 뛰어난 수비를 보여준 선수 단 1명만 팬 투표로 선정해 시상한다. ‘포지션 최고’ 타이틀을 받는 골드 글러브보다도 더 받기 어려운 상인데, 위트 주니어가 가져간 것이다.
이날만 2개의 상을 더 받으면서 위트 주니어의 수상 이력 칸은 점점 두터워지고 있다. 2년 연속 AL 유격수 골드 글러브·실버 슬러거 동시 석권, 올스타 연속 선정에 이어 이제 플래티넘 글러브까지 손에 넣었다.

2000년생 유격수인 위트 주니어는 마이너 리그에서 담금질하던 시절부터 전미의 주목을 받은 유망주다. 2022시즌 전 ‘MLB 파이프라인’이 산정한 30개 구단 유망주 순위에서 당당히 1위를 석권했다.
그리고 곧이어 빅리그 데뷔까지 이뤄냈으나 첫해는 부침을 겪었다. 150경기에서 타율 0.254 20홈런 80타점 30도루 OPS 0.722를 기록했다. 역대 5번째로 데뷔 시즌 20-20을 달성하며 ‘호타준족’의 모습을 보였으나 냉정히 말해 리그 평균 수준의 성적이었다.
하지만 이 시즌이 적응기일 뿐이었다는 듯, 곧바로 잠재력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2023시즌 타율 0.276 30홈런 96타점 49도루 OPS 0.813으로 ‘스텝업’에 성공했다. 캔자스시티 구단 역사상 최초의 ‘30-30 클럽’ 가입자라는 타이틀도 가져갔다.

이에 캔자스시티는 장기 계약으로 위트 주니어를 눌러 앉혔다. 기본 계약에 선수 옵션을 포함한 보장 규모만 무려 약 11년 2억 8,900만 달러(약 4,213억 원)에, 구단 옵션이 전부 실행되면 최대 약 14년 3억 7,800만 달러(약 5,508억 원)라는 천문학적 금액으로 불어난다.
유망주가 기대를 채우지 못할 수도 있는 만큼, 이러한 장기 재계약은 ‘먹튀’로 이어질 ‘리스크’를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위트 주니어는 달랐다. 재계약 후 오히려 더 발전한 모습으로 리그 최고의 선수 반열을 넘보고 있다.
지난해 위트 주니어는 타율 0.332 32홈런 109타점 31도루 OPS 0.977을 기록했다. 타율과 안타(211안타) 두 부문에서 MLB 전체 1위에 올랐다. 골드 글러브와 실버 슬러거를 쓸어 담았다.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만 아니었다면 무조건 MVP를 받았을 성적이었다.
올해는 전년도 대비 성적이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훌륭하다. 타율 0.295 23홈런 88타점 38도루 OPS 0.852를 기록했다. 2년 연속으로 MLB 최다 안타 타이틀을 석권했다. 만 25세의 나이에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러한 활약을 앞세워 받을 수 있는 개인상도 휩쓸고 있다. 위트 주니어가 못 받아 본 상이라고 해봐야 생애 단 1번의 기회만 주어지는 신인왕, 골드 글러브보다 더 기준이 깐깐한 필딩 바이블 상, 그리고 MVP 뿐이다.
위트 주니어는 지난해 MVP 투표 2위까지 오른 만큼, 충분히 ‘최고의 선수’ 타이틀을 거머쥘 자질이 있다는 평가다. 수비력도 크게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필딩 바이블 상 역시 언젠가 받으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으로의 행보에 눈길이 간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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