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도 이러면 곤란한데’ 차가웠던 태극전사 방망이…‘실전 감각 저하+생소함’ 이중고 극복이 ‘키포인트’

[SPORTALKOREA] 한휘 기자= 무실점 승리를 거둔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의 당면 과제는 ‘타격감 살리기’다.
한국은 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네이버 K-베이스볼 시리즈 체코와의 평가전 첫 경기에서 3-0으로 이겼다.
마운드의 높이가 빛난 경기였다. 선발 투수 곽빈이 최고 156km/h의 패스트볼을 앞세워 2회까지 피안타 없이 1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어 김건우(2이닝 2볼넷 4탈삼진)-최준용(1이닝 1볼넷 3탈삼진)-이호성(1이닝 1피안타 1탈삼진)-이로운(1이닝 1피안타)-김택연(1이닝 3탈삼진)-조병현(1이닝 1피안타 2탈삼진)이 남은 이닝을 실점 없이 지웠다.
포스트시즌을 치르고 온 투수들도 있었지만, 적잖은 휴식기가 있었고 대표팀 합류까지 몸을 잘 만든 덕인지 전반적으로 구속도 잘 나왔다. 덕분에 삼진을 무려 17개나 솎아냈다. 긍정적인 면을 엿볼 수 있었다.

다만 우려도 공존했다. 타선이다. 이날 한국은 한두 수 아래로 여겨지던 체코 투수진을 상대로 단 5안타 5볼넷만 얻는 데 그쳤다. 득점도 3점에 그쳤다. 1회 추가점 기회를 연속 삼진으로 놓친 것을 비롯해 3회와 6회에도 득점권에서 점수를 내지 못했다.
멀티 히트를 달성한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그나마 출루 2번에 성공한 것도 송성문(3타수 1안타 1볼넷)과 김영웅(3타수 1안타 1볼넷), 김성윤(1타수 무안타 2볼넷)까지 3명뿐이었다.
상위타선이 기대하던 모습을 보이지 못한 점이 가장 아쉽다. 올해 완연히 ‘스텝업’에 성공하며 리그 최고의 유격수로 발돋움한 김주원은 1번 타자 중책을 맡았으나 1회 볼넷을 제외하면 출루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강한 2번’으로 배치된 안현민도 3회에만 안타 하나를 친 것이 전부였으며, 4번 지명타자로 나선 노시환은 안타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전반적으로 타격감이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다음주 일본과의 평가전까지 이 모습이 이어지면 곤란할 것이다.

류지현 대표팀 감독 역시 이를 지적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류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활발한 공격이 나오지 않은 것은 아쉽다”라며 “타자들의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는 것 같다. 몸이 따라주지 못하는 느낌이 있었다”라고 바라봤다.
선수들의 자체 평가도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송성문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랜만의 실전이라 실전 감각이 떨어진 부분이 있었다. 체코 투수진의 공이 생각보다 움직임이 좋아 공략에 어려움을 겪은 것이 사실”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한국시리즈에 나선 선수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최소 2주 넘는 실전 공백기를 가졌고, 정보가 많지 않은 생소한 투수들의 공을 상대하면서 좋은 성과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이야기다.

다행스러운 점은 이 경기가 평가전이라는 데 있다. 이런 모습이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에서 나오지 않도록 마련한 것이 이번 시리즈다. 덕분에 ‘실전 감각 문제’와 ‘상대 투수의 생소함’이라는 두 과제를 받아 들 수 있었다.
실전 감각의 경우 내년 대회를 앞두고 일본프로야구(NPB) 팀들과의 평가전이 예정된 만큼,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 관건은 ‘생소함’이다. KBO리그를 누비는 대다수 타자들은 WBC에서 만날 투수들을 상대해 본 적이 없다.
결국 다시금 전력 분석의 중요성이 대두된다. 메이저리그(MLB)나 NPB, 대만프로야구리그(CPBL) 소속 투수들은 영상 자료도 풍부한 만큼, 투구 스타일을 집중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더 생소한 체코를 상대로는 이번 평가전이 좋은 자료가 될 전망이다.

사진=뉴시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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