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에 안 든다” 뉴욕 팬들도 배지환에게 ‘냉랭’, 부정적 반응 극복할까…주요 경쟁자는 ‘729억 유틸리티’

[SPORTALKOREA] 한휘 기자= 극적으로 새 팀을 구한 배지환(뉴욕 메츠)이지만, 갈 길은 여전히 험난하다.
배지환은 7일 메츠로 이적했다. 지난 5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에서 웨이버 공시된 배지환은 3일 안에 ‘클레임’을 신청하는 구단이 없으면 마이너로 쫓겨날 판이었다. 하지만 메츠가 손을 잡으며 다시 기회를 얻게 됐다.
한때 강백호(현 KT 위즈)와 함께 국내 야수 ‘최고 유망주’로 불린 배지환은 2017년 미국행을 선언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계약했으나 불법 계약 문제로 계약이 무효화됐고, 이후 피츠버그와 계약금 125만 달러에 사인했다.
마이너 무대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고 2022년 빅리그에 데뷔해 10경기에서 타율 0.333(33타수 11안타) OPS 0.830의 호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이후 부진하며 당시의 기대를 채우지 못한다. 올해는 13경기에 출전해 타율 0.050(20타수 1안타)에 그쳤다.

트리플A에서는 맹타를 휘둘렀으나 MLB의 벽에 막히는, 소위 ‘AAAA리거’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수비 포지션도 2루수와 유격수, 중견수 중 어느 한 곳에 정착하지 못했다. 강점인 주루마저 올해 들어 실수가 급격히 늘었다.
이에 피츠버그는 배지환을 웨이버 공시했다. 배지환은 마이너 리그 서비스 타임을 전부 채웠기 때문에, 만약 40인 로스터에서도 제외되면 곧바로 FA 자격을 얻는다. 사실상 방출 조치나 다름없었다.

다행히 메츠에 입단하며 커리어를 이어 가게 됐다. 하지만 메츠 팬들의 반응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전력 강화를 위해 유명한 선수를 영입한다면 모를까, 현재까지 성과가 애매한 배지환이 성에 차지 않는 것이다.
특히 2018년 여자친구 폭행으로 약식기소 처분을 받은 ‘전과’가 계속 언급될 정도로 기류가 냉랭하다. SNS에서는 “필드 안팎으로 쓰레기(Trash on and off the field)”, “데이트 폭력 전과자를 데려가는 건 맘에 안 든다(Don’t like that we’re picking up a guy with DV charges attached to him)” 등의 반응이 나온다.
이미 피츠버그를 나오면서도 팬들이 이 전과를 언급해 ‘축제 분위기’에 빠지는, 배지환에게는 굴욕적인 상황이 펼쳐진 바 있다. 메츠에 입단하면서도 이런 반응이 반복된 것이다.

부정적인 반응을 극복하려면 결국 실력을 발휘해 MLB 로스터를 파고들어야 한다. 그나마 메츠의 중견수 자리가 텅 빈 상태라는 점은 다행일 것이다. 좌타 외야수 세드릭 멀린스가 FA 자격을 얻어 시장으로 나갔다.
사실상 유일한 전문 중견수인 타이론 테일러는 배지환과 달리 우타자다. 타격도 좋지 않다. 올해 113경기에서 타율 0.223 2홈런 27타점 12도루 OPS 0.598로 부진했다. 배지환보다 나을 것이 없다.

하지만 ‘무혈입성’을 노릴 상황은 아니다. 메츠 ‘원 클럽 맨’인 제프 맥닐의 존재 때문이다. 2023년부터 4년 5,000만 달러(약 729억 원)의 계약이 진행 중인 맥닐은 내·외야를 자유롭게 오가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다.
특히 그간 코너 외야수로 주로 나온 것과 달리, 올해는 중견수로도 34경기 209이닝을 소화했다. 수비력이 좋지는 않았으나 타격은 OPS 0.7을 무난히 넘길 수 있다. 배지환과 같은 좌타자인 만큼, 실질적으로 넘어야 할 산은 이쪽이다. 테일러보다 더 높은 산이다.

더구나 메츠는 아직 오프시즌을 시작하지도 않았다. 중견수는 물론이고 맥닐의 주포지션인 2루수를 영입해 맥닐을 중견수로 고정하는 방법도 검토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배지환의 입지는 ‘백척간두’의 상황에 놓인다.
최악의 경우 FA 영입 상황에 따라 배지환을 다시 40인 로스터에서 제외할 가능성도 있다. 일단 겨우내 메츠에 잔류하고, 차기 시즌 스프링 트레이닝부터 눈도장을 찍어야 ‘생존 확률’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과연 배지환이 ‘꿈의 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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