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노예계약→2년 부진’ 日 베테랑, 미국 생활 마무리하고 귀국…“잊을 수 없는 10년에 감사”

[SPORTALKOREA] 한휘 기자= 10년간 미국 무대에서 도전을 이어 오던 마에다 켄타가 일본 귀국을 택했다.
마에다는 6일(이하 한국시각) 본인의 SNS를 통해 “다음 시즌부터 일본에서 커리어를 이어가기로 했다”라며 장문의 소감을 영어로 작성해 올렸다.

마에다는 “2016년부터 2025년까지 미국에서 야구를 한 것은 꿈이 현실이 된 시간이었고, 잊을 수 없는 순간들로 가득한 10년에 감사하다”라며 “모든 팀 동료들, 스태프, 팬들과의 인연은 정말 소중하다”라고 전했다.
이어 “지구 우승, 샴페인 축하 파티, 포스트시즌에서의 경쟁과 월드 시리즈 출전까지 이 모든 기억을 간직하겠다”라며 “위기를 벗어나고 받은 기립 박수는 야구 인생 최고의 순간 중 하나로 남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끝으로 “미국에서의 시간은 수많은 배움을 주었고, 선수를 넘어 한 사람으로서도 성장하게 했다”라며 “다음 시즌 일본에서 새 장을 시작하며,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하겠다. 진심으로 감사하다”라고 인사를 남겼다.

마에다는 2007년부터 일본프로야구(NPB) 히로시마 도요 카프에서 활약했다. 팀 성적이 특출나지 않은 와중에도 고군분투하며 에이스 노릇을 했고, 일본 최고의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와무라 상’도 2번이나 받았다.
2015시즌 후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MLB)의 문을 두드린 마에다는 LA 다저스와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그 내용으로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최대 8년 1억 620만 달러(약 1,533억 원) 규모였지만, 이 가운데 보장 금액은 단돈 2,500만 달러(약 361억 원)에 불과했다.
기본적으로 받는 돈은 연 300만 달러(약 43억 원)라는 ‘헐값’이었다. 나머지는 선발 출전 횟수와 소화 이닝 등에 따라 인센티브로 받아야 했다. MLB 역사에 남을 ‘노예 계약’이라는 평가가 계약 당시부터 잇따랐다.

우려는 적중했다. 마에다는 준수한 투구 내용을 선보이고도 잊을만하면 ‘불펜 알바’에 동원되며 본인의 몸값을 스스로 깎아 먹었다. 다저스에서 4시즌 동안 137경기(103선발) 589이닝 47승 35패 평균자책점 3.87로 호투하고도 그에 맞는 대우를 받지 못했다.
다저스를 떠나고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맞이한 2020시즌, 단축시즌의 수혜를 보며 아메리칸리그(AL) 사이 영 상 투표 2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듬해 부상으로 21경기만 뛰었고, 2022시즌에도 아예 공을 던지지 못했다.
2023시즌 복귀해 21경기(20선발) 104⅓이닝 6승 8패 평균자책점 4.23을 기록하고 8년 계약이 끝났다. 마에다가 받은 돈은 5,280만 달러(약 762억 원)다. 인센티브 옵션을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그나마 2024시즌을 앞두고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2년 2,400만 달러(약 347억 원)에 계약하며 설움을 조금이나마 씻었다. 하지만 ‘에이징 커브’의 파도가 마에다를 덮쳤다. 2시즌 합산 36경기(17선발) 120⅓이닝 3승 7패 평균자책점 6.21로 몰락했다.

결국 지난 5월 디트로이트에서 방출된 마에다는 시카고 컵스와 뉴욕 양키스를 오가며 재기를 모색했다. 하지만 트리플A에서도 부진하면서 빅리그에 돌아오지 못했고, 결국 일본 복귀를 선택했다.
복귀 후 활약 여부에도 의문부호가 붙는다. 내년이면 만 38세다. 이미 미국에서도 노쇠화를 이기지 못했고, 마이너 리그에서도 부침을 겪었다. 기량이 쇠한 채 일본으로 돌아와 부진을 면치 못한 선배 빅리거들의 전철을 밟으리라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일본에서 재기에 성공한다면 미·일 통산 200승이라는 ‘대업’도 노려볼 수 있는 만큼, 선수의 의욕은 물론이고 구단 측에서 마에다를 찾는 수요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차기 시즌 마에다가 어느 팀의 유니폼을 입고 활약할지도 눈길이 간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마에다 켄타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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