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 발언! “김서현이 아니라 본인 믿었다” 김경문 감독 향한 52홈런 1루수의 돌직구…“선수들이 납득할 경기였나”

[SPORTALKOREA] 한휘 기자= 과거 빙그레 이글스 시절의 주전 1루수가 김경문 한화 감독을 향해 ‘돌직구’를 날렸다.
1980~90년대 빙그레에서 뛰었던 강정길 TJB 해설위원은 지난 4일 ‘뉴스엔톡’의 야구 전문 유튜브 콘텐츠 ‘베이스볼 톡톡’에 출연해 올해 한화의 한국시리즈 경기 운용에 관해 “김서현에 대한 믿음이라기보다는 김경문 감독 자신의 야구에 대한 믿음이었다고 본다”라고 뼈 있는 말을 남겼다.
올해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친 한화는 플레이오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5차전까지 가는 혈전 끝에 3승 2패를 기록, 19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LG를 상대로 1승 4패로 밀리며 끝내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 과정에서 꾸준히 입방아에 오른 것이 김경문 감독의 ‘믿음의 야구’다. 김경문 감독은 마무리 투수 김서현이 살아나 다시 본 모습을 되찾게 하려고 포스트시즌 내내 신뢰를 보내며 꾸준히 중요한 순간에 기용했다.

하지만 결과는 매우 좋지 않았다. 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홈런을 맞으며 경기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4차전에서 다시 기용했으나 김영웅에게 동점 스리런 홈런을 내주며 팀의 역전패의 원인을 제공했다.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1⅔이닝 무실점으로 살아나는 듯했으나 이날도 투구 내용은 불안했다. 그럼에도 한화 벤치는 4차전에서 경기 마무리를 위해 김서현을 연이틀 투입했고, ⅔이닝 3실점으로 무너지며 4-1로 이기던 경기를 4-7로 역전당해 내줬다.

김서현의 부진이 중요한 시점마다 나온 탓에 더 치명적이었다. 플레이오프 4차전 패배로 한화는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를 5차전에 줄줄이 투입해야 했다. 결국 한국시리즈 선발 로테이션 운용이 꼬이는 결과로 이어졌다.
한국시리즈 들어서는 3차전 승리로 반격의 발판을 놓았고, 4차전까지 잡으면 시리즈 전적을 동률로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4차전에서 김서현과 박상원이 연달아 무너지고 경기를 패하며 끝내 5차전에서 LG에 우승을 헌납했다.
이를 두고 상태가 좋지 않은 김서현을 꿋꿋이 기용한 ‘믿음의 야구’가 패착이라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왔다. 특히 4차전 역전 패 후 인터뷰에서 “8회에는 잘 막았지 않나. 맞고 난 다음에는 할 말이 없다”라고 한 것을 두고 ‘자기보신’이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강정길 위원 역시 이 점을 지적했다. 강 위원은 “선수를 믿는다기보단 자기 야구에 대한 믿음”이라며 “안 좋게 보면 (객관적인) 판단이 안 된다. 요즘 시스템도 데이터도 다 잘 돼 있는데 그걸 자기 야구로만 보면 너무 불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잘했는지 못 했는지를 가지고 시합에 내보내면 안 된다”라고 강조하면서 “성장도 해야 하고, 더 좋아질 선수다. 그런데 이 등판이 김서현에게 도움이 되겠나”라며 걱정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4차전 투수 운용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강 위원은 “전날에도 공을 많이 던지고 다음 날 또 나왔는데, 김서현은 연투가 쉽지 않은 스타일”이라고 평가하면서 “김경문 감독이 야구 철학을 버릴 수 없는 것 같다”라고 한탄했다.
의미심장한 말도 남겼다. 강 위원은 “누구 하나를 지칭하긴 그렇고, 팬들도 많이 아쉬울 것이다. 구단도 잘 판단할 것”이라며 “선수들 마음도 헤아려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선을 다 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면 납득할 수 있다. 하지만 선수들이 포스트시즌 경기를 보고 납득을 할지가 가장 걱정”이라면서 “그 마음을 구단이 해결해야 한다. 선수들은 지도자랑 관계없이 자기 몫 열심히 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한편, 강 위원은 1985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삼성 라이온즈의 지명을 받았으나 지명권 양도를 통해 빙그레에 입단했다. 이듬해 1군 무대에 데뷔해 1995시즌까지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누볐다.
통산 1,03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6 765안타 52홈런 387타점 302득점 OPS 0.726을 기록했다. 은퇴 후 한화 타격코치를 거쳐 2003년부터는 고교야구 지도자로 주로 활동해 왔으며, 이후 해설위원으로 전업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뉴시스, 유튜브 '뉴스엔톡'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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