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탓?’ 8,500억 제시하고도 日 에이스 놓친 필라델피아…다저스가 야마모토를 품은 결정적 비결은?
	
[SPORTALKOREA] 김지현 기자= “오타니 쇼헤이가 다저스에 가지 않았다면, 야마모토 요시노부는 지금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유니폼을 입고 있었을 것이다.”
필라델피아 지역 매체 ‘필리크루’는 3일(한국시간) 공식 SNS를 통해 “필라델피아는 지난 2023년 FA 시장에서 다저스를 포함한 그 어떤 구단보다도 야마모토에게 더 많은 금액을 제안했다. 그러나 그는 다저스를 택했고, 지난밤 월드시리즈 MVP로 선정됐다. MLB 역사상 가장 놀라운 투구를 보여준 야마모토를 우리가 데려왔다면 어땠을까”라는 글을 올렸다.
해당 게시물의 댓글란에는 “오타니가 다저스에 가지 않았다면 야마모토는 필리스 선수였을 것이다”, “오타니는 모든 일본 선수들을 LA로 이끌 것이다”, “필라델피아는 야마모토에게 6억 달러(8,579억 원)라도 제시해야 했다” 등 아쉬움과 탄식이 뒤섞인 반응이 이어졌다.

필라델피아 팬들의 허탈함은 이유가 있다. 야마모토는 2023년 FA 시장에서 필라델피아가 제시한 최고 금액 제안을 뒤로하고 오타니가 있는 다저스행을 택했다.
실제로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필라델피아는 2023년 12월 14일 야마모토와의 3시간 회의에서 다른 MLB 구단들보다 더 많은 금액을 제시했다. 필라델피아는 최선을 다해 영입을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야마모토는 다저스행을 선택했고 그 과정에서 '3억 2,500만 달러' 거액의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알려진 바에 따르면, 필라델피아가 그에게 제시한 금액이 다저스보다 더 많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결국 필라델피아가 지갑을 가장 크게 열었지만 야마모토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돈이 아니었다. 오타니와 함께할 수 있는 환경, 일본인 선수에 친화적인 다저스의 전통, 그리고 우승 DNA로 대표되는 다저스의 경쟁력이 그를 LA로 향하게 했다.

일본 닛칸스포츠, 미국 ESPN 등이 보도한 내용을 통해서도 단순한 금전적 이유 이상의 ‘환경적 요인’이 작용했음을 알 수 있다. 닛칸스포츠는 야마모토의 다저스행을 두고 “그는 다저스의 일본인 친화적인 환경에도 매력을 느꼈다”며 "노모 히데오, 구로다 히로키, 마에다 겐타 등 일본인 투수의 성공 사례가 이어진 전통도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ESPN 역시 “야마모토가 입단 기자회견에서 무엇보다 ‘이기는 팀’에서 뛰고 싶었다”며 "다저스의 우승 전통과 안정성에서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번 월드시리즈를 통해 야마모토의 선택이 결과적으로 옳았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야마모토가 이끄는 다저스는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물론 다저스에서의 첫해인 2024시즌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제구 불안과 부상이 겹치며 18경기 7승 2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하는 데 그쳤고, ‘투수 최고액 계약자’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활약은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MLB 두 번째 시즌인 올해에는 명실상부한 다저스의 실질적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정규시즌 30경기에서 12승 8패 평균자책점 2.49를 기록하며 시즌 내내 선발 로테이션의 중심축이 됐다.
포스트시즌에서는 펄펄 날았다. 신시내티 레즈와의 와일드카드전에서 6⅔이닝 2실점으로 승리를 거둔 그는, 이어 지난달 15일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2차전에서 9이닝 3피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 완투승을 따냈다. 이는 2004년 호세 리마 이후 21년 만에 나온 MLB 포스트시즌 완투승이었다.
월드시리즈에서는 마운드를 지배했다. 2차전 완투승(9이닝 1실점), 6차전 6이닝 1실점 승리에 이어 벼랑 끝 7차전에 구원 등판해 2⅔이닝 무실점 투구로 3승을 챙긴 야마모토는 월드시리즈 MVP(최우수 선수)의 영광을 안았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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