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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부처님, 야마모토님!’ 최동원 연상케 한 日 에이스의 헌신…MLB 사상 첫 기록까지, 본인도 믿지 못한 역대급 34…

등급아이콘 레벨아이콘 관리자 0 425 2025.11.03 00:00

[SPORTALKOREA] 한휘 기자= 1984년의 최동원(롯데 자이언츠)이 그랬듯, 2025년의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도 길이길이 전설로 남을 것이다.

야마모토는 2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월드 시리즈 7차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경기에 팀의 6번째 투수로 출전해 2⅔이닝 1피안타 2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야마모토의 등판에 경기를 보던 모두가 경악에 휩싸였다. 야마모토의 마지막 등판은 6차전. 그렇다. 불과 하루 전인 지난 1일 경기였다. 심지어 선발 투수로 나와 6이닝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96개의 공을 던지고 ‘연투’를 한 것이다.

월드 시리즈임을 고려해도 상식적인 등판은 아니었다. 하지만 다저스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불안한 불펜진을 기용하는 대신 야마모토를 투입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상황은 4-4로 맞서던 9회 말로 돌아간다. 1아웃을 잡았던 블레이크 스넬이 보 비솃에게 안타, 애디슨 바저에게 볼넷을 내주며 득점권 위기에 몰렸다. 이에 다저스는 상대 주력 우타자들을 상대하기 위해 야마모토를 마운드에 올렸다.

시작은 불안했다, 알레한드로 커크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줬다. 하지만 이어진 돌튼 바쇼의 땅볼 때 2루수 미겔 로하스가 망설임 없고 정확한 홈 송구로 3루 주자 아이재아 카이너팔레파를 홈에서 잡아냈다.

이어 어니 클레멘트의 타구가 좌중간으로 깊숙이 날아갔다. 하지만 좌익수 키케 에르난데스와 중견수 앤디 파헤스가 나란히 공을 쫓았고, 둘이 부딪히는 와중에도 파헤스가 공을 잡아내며 경기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10회를 삼자범퇴로 막은 야마모토는 11회 말에도 등판했다. 윌 스미스의 역전 솔로포가 터진 가운데, 우승까지 아웃 카운트 3개만 남았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에게 2루타를 맞고 카이너팔레파의 희생번트가 더해지며 1사 3루가 됐다.

야마모토는 바저와의 승부를 최대한 피한 뒤 볼넷으로 내보냈다. 1사 1, 3루. 커크가 타석에 들어섰다. 0-2의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했고, 3구 스플리터에 커크의 방망이가 나왔다. 힘없는 유격수 땅볼. 6-3 병살타가 됐다. 그대로 다저스의 승리로 경기가 끝났다.

결국 전날 96개를 던진 야마모토가 하루도 안 쉬고 또 나와 34개를 던지며 재차 승리를 견인했다. 다저스의 월드 시리즈 2연패라는 ‘대업’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당연히 월드 시리즈 MVP에게 주어지는 ‘윌리 메이스 상’도 야마모토의 몫이었다.

사실 야마모토의 이러한 ‘파격 등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닐 수도 있었다. 연장 18회 혈전이 펼쳐진 지난 3차전, 다저스가 투수진을 전부 소모했다. 야마모토가 등판을 자청했다. 불펜에서 몸을 풀기 시작했다.

당시 야마모토는 2차전에 100개 넘는 공을 던지며 완투승을 따내고 불과 하루만 쉰 상태였다. 현지 중계진의 “오 마이 갓”이라는 반응이 걸작이었다. 그나마 야마모토가 출격하기 전에 다저스가 승리를 가져가며 실제 등판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하지만 오늘은 진짜로 실전 투구를 소화했다. 심지어 하루 휴식이라도 있던 3차전과 달리 오늘은 연투였다. 그래선지 불안한 모습도 있었지만, 결국 위기마다 완벽한 공을 던지며 다저스의 우승을 견인했다.

마치 1984년 한국시리즈의 최동원을 연상케 하는 활약이다. 당시 최동원은 한국시리즈 7경기 중 5경기에 등판, 혼자서 팀의 4승을 전부 책임지는 어마어마한 퍼포먼스로 KBO리그 역사에 길이 남았다.

이번 야마모토는 7경기 중 3경기에 등판했다. 그리고 그 3경기에서 다저스는 전부 이겼다. 심지어 야마모토가 불펜에서 몸만 푼 3차전도 다저스가 이겼다. 야마모토 역시 MLB가 사라질 때까지 영원히 언급되고 또 언급될 ‘전설’을 남겼다.

야마모토는 이번 수상으로 2009년 마쓰이 히데키(당시 뉴욕 양키스) 이후 처음으로 월드 시리즈 MVP에 선정된 일본인 선수가 됐다. 투수로는, 그리고 상 이름이 개칭된 이후로는 일본인 최초다.

야마모토 본인조차도 스스로의 등판에 관해 “확신은 없었다”라고 회고했다. 일본 현지 매체 ‘풀카운트’에 따르면, 야마모토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공을 던질 수 있는 컨디션이었지만, 7차전의 책임감도 있고 해서 헤매기도 했다”라고 회고했다.

이어 “내가 ‘할 수 없다’라고 하면 팀도 안 내보낼거라 말했기 때문에 마음에 여유를 갖고 준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라며 “프로에서 연투는 처음이라 또 새로운 내가 됐다. 자신을 갖게 됐다”라고 밝혔다.

일본 스포츠계에는 ‘하느님, 부처님, 이나오님’이라는 ‘명언’이 있다. 1958년 일본시리즈에서 니시테츠 라이온즈(현 세이부 라이온즈)의 우승을 이끈 이나오 카즈히사의 역사적인 활약을 두고 한 팬이 외친 말이다.

이것이 일본 스포츠 전체에 퍼져 종목을 불문하고 ‘하느님, 부처님, ○○님’과 같은 방식으로 자주 언급되곤 한다. 이번 월드 시리즈를 보고 모두가 외치리라. ‘하느님, 부처님, 야마모토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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