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힘' 보여준 제2의 악의 제국, LA 다저스, 토론토 꺾고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LA 다저스의 힘은 무한대였다. 월드시리즈 7차전 9회 초까지 밀렸던 승부를 끝내 뒤집고 통산 9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다저스는 2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7차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5-4로 승리했다. 2승 3패를 거둔 뒤 치른 원정 2연전에서 모두 이긴 다저스는 21세기 최초로 월드시리즈 2연패에 성공한 팀으로 역사에 남았다.

다저스는 3회 말 선발 투수로 나선 오타니 쇼헤이가 보 비솃으로부터 선제 3점 홈런을 맞아 패배 위기에 몰렸다. 4회 초 곧바로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희생 플라이로 1점을 추격한 뒤 6회 토미 에드먼의 희생 플라이로 1점을 더 따라갔으나 토론토 유격수 안드레스 히메네스의 1타점 2루타로 다시 격차가 벌어졌다.
패색이 짙던 8회 초 다저스는 맥스 먼시가 추격의 솔로포를 날린 데 이어 미겔 로하스가 극적인 동점 홈런을 터트려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10회 다저스는 1사 만루 기회를 놓쳐 벼랑 끝까지 몰렸다. 하지만, 구원 투수로 나선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10회 말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았다. 이어 11회 초 윌 스미스가 승부를 결정짓는 솔로 홈런을 기록해 균형을 깼다. 11회 말에도 나선 야마모토는 마지막 아웃카운트까지 스스로 책임지며 경기의 승리 투수로 등극했다.
지난해 4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다저스는 25년 만의 월드시리즈 2연패를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했다. 블레이크 스넬, 태너 스캇, 커비 예이츠, 김혜성, 사사키 로키 등을 영입하기 위해 무려 3억 달러(약 4,292억 원) 이상을 투자했다. 2023시즌을 마친 뒤 야마모토, 오타니, 타일러 글래스나우에만 무려 1조 이상을 썼기에 믿기지 않는 행보였다.
게다가 '악의 제국'으로 불린 뉴욕 양키스가 엄청난 자금력으로 왕조를 건설했던 1990년대와 달리 최근 메이저리그는 '머니볼'이 유행하면서 적은 돈을 사용해 최대한 효율적으로 우승에 도전하는 구단이 늘어났다. 탬파베이 레이스, 밀워키 브루어스 등이 대표적이다.

다저스는 정규 시즌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내셔널리그 전체 3위에 머무르는 수모를 겪었다. 야마모토, 오타니,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의 연봉을 합친 값보다 팀 전체 연봉이 적은 밀워키가 내셔널리그 전체 1위에 오르면서 이들을 향한 조롱은 늘어났다.
하지만 이는 월드시리즈 2연패를 위한 빌드업이었다. 다저스는 차근차근 준비했고, 계획대로 움직였다. 스넬, 글래스나우, 사사키 등은 포스트시즌만 바라보며 충분한 휴식과 회복을 가졌고,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가을 전어'로 불린 키케 에르난데스, '베테랑' 미겔 로하스까지. 그라운드에 나서는 모든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주인공이 되며 투자의 결실을 맺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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