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마이켈→반 데르 사르→데 헤아→라먼스! 맨유, '수문장 계보' 계속된다...23세 신예, "두렵지 않다, 이곳에서 …

[SPORTALKOREA] 김경태 기자= 센느 라먼스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수문장 계보를 이을 수 있을까.
이번 시즌 맨유의 가장 큰 수확은 단연 라먼스다. 석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맨유는 골키퍼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안드레 오나나가 2년간 최후방을 지켜왔지만, 지난 시즌 급격한 폼 저하를 겪으며 50경기 출전해 65실점을 기록하는 등 최악의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세컨드 골키퍼 알타이 바이은드르 역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한때 오나나를 대신해 주전 기회를 얻었지만, 결정적 장면에서 불안한 모습을 반복하며 신뢰를 잃었다.
이로인해 팬들은 피터 슈마이켈-에드윈 반 데르 사르-다비드 데 헤아로 이어지는 맨유의 수문장 계보가 끊겼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맨유는 여름 이적시장 마감 직전 벨기에의 로열 앤트워프 FC에서 두각을 나타내던 23세의 라먼스를 전격 영입했다. 당시만 해도 즉시 전력감이라 보기엔 이른 신예였지만, 결과적으로 대성공이었다.
지난달 4일(이하 한국시간) 선덜랜드 AFC전(2-0 승)에서 첫 데뷔전을 가진 라먼스는 수려한 선방 능력을 뽐내며 팀의 무실점 승리를 견인했다. 또한 이어진 리버풀 FC전(2-1 승)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후방을 든든히 지켰다.

빅리그 경험이 전무한 라먼스였지만, 주눅든 기세조차 없이 금세 적응을 마친 모습이었다. 여기에 더해 라먼스는 엄청난 자신감마저 드러냈다. 그는 지난달 31일 영국 매체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 팀에 오면 엄청난 압박이 따른다고들 한다. 하지만 나는 그런 압박을 환영한다. 이렇게 큰 팀에서 뛸 수 있다는 건 기쁜 일이고, 그만큼의 부담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두렵지 않다"고 밝혔다.
팬들의 응원가에 대한 반응도 인상적이었다. 경기 중 팬들은 '슈마이켈이 위장해서 돌아온 거야?'라는 응원가를 불렀고, 라먼스도 이 소식을 듣고 미소 지었다. 그는 "경기 중엔 잘 안 들었는데, 나중에 보니 그런 노래가 있었다. 물론 나는 슈마이켈이 아니다. 그냥 팀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라먼스일 뿐이다. 그런 비교는 정말 영광이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그는 역대 최고의 골키퍼 중 한 명이다. 나도 언젠가 그런 대화에 끼기 위해 더 많은 걸 증명해야 한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라먼스가 강조한 것은 수비수들과의 소통이었다. 그는 "그들(해리 매과이어, 마테이스 더리흐트)은 나에게 '가장 특별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순간에 신뢰를 주는 골키퍼가 돼라'고 말해줬다. 수비수들이 뒤에 믿을 만한 선수가 있다고 느끼면 훨씬 더 편해진다. 나는 침착함을 자랑하지만, 필요할 때는 강하게 소리칠 줄도 안다. 두 가지 모두 중요한 자질"이라고 얘기했다.
라먼스는 맨유에서 전설이 되길 희망하고 있다. "이곳에서 오래 뛰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는 슈마이켈, 반 데르 사르, 데 헤아 같은 이름들과 함께 언급될 수 있다면 정말 영광일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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