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았다"...경기장에서 눈물 펑펑 흘렸던 日영건 사사키, '무사 2·3루' 위기에서 강판→소방수 덕분에 안…

[SPORTALKOREA] 김지현 기자= 사사키 로키(LA 다저스)가 9회 무사 2, 3루에서 강판 후 속마음을 털어놨다.
사사키는 1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WS) 6차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2피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사사키는 팀이 3-1로 앞선 경기 8회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 타자 조지 스프링어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1사 1루에선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와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주어 득점권에 주자를 두었다. 그러나 후속 타자 2명을 연달아 유격수 뜬공,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위기를 벗어났다.
9회에도 등판한 사사키는 첫 번째 타자 알레한드로 커크에게 던진 스플리터가 손에서 빠지며 몸 맞는 공을 내줬다. 이어 애디슨 버저에게는 좌중간 펜스에 공이 끼이는 인정 2루타를 맞아 무사 2, 3루의 위기를 자초, 타일러 글래스나우와 교체됐다.

역전주자를 두고 강판당한 사사키는 불안한 마음으로 글래스나우의 투구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급한 불을 끄러 올라온 '소방수' 글래스나우는 흔들림이 없었다.
올라오자마자 어니 클레멘트를 초구에 내야 뜬공으로 잡았고, 안드레스 히메네스를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전진 수비하던 다저스 좌익수 키케 에르난데스는 곧바로 2루로 송구해 귀루하지 못한 토론토 주자를 잡아내며 그대로 경기를 끝냈다.
일본 '풀카운트'에 따르면 사사키는 글래스나우가 경기를 마무리 짓자 "살았다고 생각했다"라고 속마음을 밝혔다. 사사키는 이어 "컨디션은 좋은 편이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커크에게 내준 몸 맞는 공은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번 승리로 WS 전적 3승 3패 균형을 맞춘 다저스는 오는 2일 토론토와 최종 7차전을 치른다. 이를 두고 사사키는 "내일은 총력전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등판하는 상황에는 토론토 공격을 막아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사사키의 활약은 놀랍다. 올해 MLB 데뷔 시즌을 치른 그는 첫 정규 8경기에서 무려 4.7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 아울러 마운드에서 내려온 뒤 눈물을 흘리는 등 감정적으로 쉽게 흔들리는 약점도 노출했다.
지난 5월 초에는 오른쪽 어깨에 충돌증후군으로 부상자 명단(IL)에 오르며 전력에서도 이탈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다저스의 사사키 영입은 실패한 선택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지난 9월 25일 빅리그 엔트리에 복귀한 사사키는 완전히 다른 선수로 변해 있었다. 복귀 후 시속 100마일(약 160km)대 패스트볼과 스플리터를 앞세워 2경기 연속으로 1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이에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사사키를 '루키' 사사키를 포스트시즌 무대의 필승 불펜으로 전격 투입하기에 이르렀다. 이 선택은 ‘신의 한 수’가 됐다. 현재까지 사사키는 포스트시즌 9경기에 등판해 10⅔이닝 동안 3세이브, 평균자책점 0.84를 기록 중이다.
경기장에서 눈물을 흘리던 사사키는 이제 다저스의 뒷문을 철통같이 지켜내는 ‘특급 마무리’로 거듭났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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