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난타→부활’ 롤러코스터 같았던 치리노스, ‘대전 강세’ 이어갈 수 있을까…‘옆구리 담’ 영향도 변수

[SPORTALKOREA] 한휘 기자= 마치 롤러코스터와 같은 정규시즌을 보낸 요니 치리노스(LG 트윈스)가 가을야구에서는 기대한 투구를 펼칠 수 있을까.
치리노스는 3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2025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 4차전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 맞대결에 선발 투수로 나선다.
책임이 막중하다. LG는 전날(29일) 열린 3차전에서 충격적인 패전을 기록하며 우승을 향한 고속 주행에 ‘급제동’이 걸렸다. 8회 초까지 3-1로 리드하며 승기를 가져왔지만, 8회 말에 무려 6점이나 헌납하는 대형 사고가 일어나며 3-7로 졌다.
선발 투수 손주영(5이닝 1실점)의 호투를 시작으로 김진성(1이닝 무실점)과 함덕주(1이닝 무실점)가 7회까지 잘 틀어막았다. 하지만 8회 등판한 송승기가 빗맞은 안타에 울며 주자를 쌓더니 마무리 투수 유영찬이 무너져 내렸다.

LG는 정규시즌에도 불펜이 ‘아킬레스건’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4월까지만 하더라도 유영찬이 부상으로 회복 중임에도 불펜 평균자책점이 2.92에 불과해 리그에서 가장 낮았다. 그런데 이후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페이스가 꺾였다.
전반기 종료 시점에서 불펜 평균자책점은 리그 4위(3.89)로 처졌다. 심지어 후반기만 놓고 보면 4.83으로 리그에서 3번째로 높다. 특히 시즌 말미 연패 과정에서 불펜 문제가 계속 발목을 잡으며 LG의 ‘숙제’로 남았다.
그나마 홈에서 열린 1, 2차전에서는 불펜진이 한 점도 내주지 않는 ‘짠물 투구’를 선보이며 우려를 지우는 듯했다. 그런데 3차전에서 다른 누구도 아닌 유영찬이 집중적으로 공략당하며 경기를 내줬다. 충격이 작지 않다.

결국 선발 투수인 치리노스가 긴 이닝을 소화하며 호투해야 하는 상황이 왔다. 메이저리그(MLB) 시절 최지만과 함께 뛰며 국내 팬들에게 이름을 알렸던 치리노스는 정규시즌 30경기 177이닝 13승 6패 평균자책점 3.31로 성공적인 KBO 데뷔 시즌을 치렀다.
다만 등판 일지를 보면 걱정스러운 점도 있다. 기복이 컸다. 4월까지 평균자책점 1.67로 완벽한 에이스의 모습을 보이던 치리노스는 5~7월 1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64로 흔들리며 LG 팬들의 속을 썩였다.
다행히 8월 이후 10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2.78로 호투하며 시즌 초의 위력을 상당 부분 되찾았다. 하지만 이러한 기복이 한국시리즈에서 안 좋은 방향으로 두각을 드러내면 LG에겐 곤란한 상황이 펼쳐진다.

부상 변수도 있다. 본디 치리노스는 2차전 선발 투수로 나설 예정이었다. 그런데 옆구리 담 증세로 인해 등판이 취소됐다. 염경엽 LG 감독은 선수 보호 차원에서 치리노스의 등판을 4차전까지 미뤘다.
회복은 끝마친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염경엽 감독은 지난 3차전 경기를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내일(4차전) 선발 투수로 가능할 것 같다. 최대한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나갈 수 있게 할 것”이라며 “트레이닝 파트에서도 문제가 없다고 했다”라고 밝혔다.

다만 담 증세의 여파로 제 공을 던지지 못한다면 문제가 커진다. 안 그래도 불안감을 노출하기 시작한 LG 불펜이 긴 이닝을 소화해야 할 수도 있다. 결국 치리노스가 담 증세를 얼마나 깔끔하게 털어 냈는지도 관건이다.
이런 약점만 극복할 수 있다면 기대치는 높다. 치리노스는 올해 한화전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40(19⅓이닝 4실점 3자책)으로 강했다. 특히 원정에서는 2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1.46(12⅓이닝 3실점 2자책)의 강세를 드러낸 만큼, 호투를 기대해 봄 직하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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