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전 내가 아냐’ 김현수, 달감독 앞에서 대포 가동 ‘KS 통산 3호’…폰세 공략하는 LG, 2-1로 앞서간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한때의 ‘은사’에게 달라진 본인의 모습을 제대로 선보이는 홈런이 터졌다.
LG 트윈스 김현수는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 3차전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 경기에 4번 타자-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경기 초반에는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2회 초 첫 타석에서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2회 말에는 2사 1, 2루에서 최재훈의 안타 때 공을 서둘러 처리하려다가 흘리는 뼈아픈 실책을 범했다. 3루에 멈췄던 이진영이 홈으로 파고들며 LG가 선취점을 헌납했다.

하지만 실수를 본인의 손으로 만회했다. 1-1 동점이 된 4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현수는 타석에 다시 들어섰다. 그리고 1-0 카운트에서 한화 선발 투수 코디 폰세의 2구 체인지업이 가운데로 몰린 것을 놓치지 않았다.
김현수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았고, 타구는 그대로 우중간 담장을 넘어 관중석에 떨어졌다. 김현수의 올해 포스트시즌 첫 홈런이자, 한국시리즈 통산 3번째 홈런. LG에 2-1의 리드를 안기는 결정적인 홈런이었다.
김현수는 올해 폰세를 상대로 6타수 3안타(1홈런) 1타점을 기록하며 유독 강한 모습을 보였다. 올해 폰세가 정규시즌에 내준 단 10개의 피홈런 중 하나가 김현수에게 맞은 것인데, 이러한 상성이 가을까지 이어졌다.


사실 명성에 비해 가을야구에서 그리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던 시절도 있던 김현수다. 이번 시리즈 전까지 한국시리즈 통산 성적은 28경기 타율 0.257 2홈런 14타점 OPS 0.662에 그쳤다.
그런데 이는 아직 신인에 가깝던 데뷔 초 부진했던 영향이 컸다. 김현수는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2007년과 2008년 연달아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그리고 도합 11경기에 출전해 타율 0.143(42타수 6안타) 1타점 OPS 0.408로 부진했다.
특히 타격왕에 오르며 ‘타격 기계’라는 별명까지 생긴 2008년,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0.048(21타수 1안타)에 시리즈를 끝내는 병살타까지 치며 악몽과도 같은 가을을 보냈다. 데뷔 초 김현수의 한국시리즈는 ‘악몽’이었다.
공교롭게도 당시 두산을 이끌던 감독은 현재 한화의 사령탑, 김경문 감독이다. 그리고 김경문 감독이 2011시즌 사임한 이후 김현수는 두산과 LG 두 팀에서 2023년까지 한국시리즈 통산 17경기 타율 0.323(67타수 22안타) 2홈런 13타점 OPS 0.825로 ‘환골탈태’했다.

이렇게 달라진 모습을 올해 옛 은사 앞에서 맘껏 뽐내고 있다. 2차전까지 내리 안타를 신고하며 도합 5타수 2안타 3볼넷 3타점으로 타선 한 축을 든든히 지켰다. 그리고 오늘 홈런까지 더했다. 김경문 감독의 머리에 남은 17년 전 김현수의 흔적을 지워내고 있다.
김현수가 ‘에이스’ 폰세를 상대로 또 홈런을 쳐낸 덕에 LG는 5회 초 현재 2-1로 앞서고 있다. 과연 흐름을 이어 3연승을 완성할 수 있을까.

사진=뉴시스, LG 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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