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뻔 했다'… 박지성 동료 '백작' 베르바토프, 18세 시절 납치 충격 고백 “조직폭력배가 둘러싸고 협박했다”

[SPORTALKOREA] 황보동혁 기자= 과거 박지성과 함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FC의 전성기를 이끈 디미타르 베르바토프가 아찔했던 경험을 소개했다.
영국 매체 '트라이벌 풋볼'은 29일(한국시간) “베르바토프가 리오 퍼디난드의 팟캐스트에서 불가리아 시절 납치 사건을 고백했다”며 “그는 당시 생명의 위협을 느낄 만큼 공포스러운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백작’이라는 별명으로 국내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베르바토프는 자국 명문 CSKA 소피아에서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2001년 독일 바이어 레버쿠젠으로 이적해 유럽 빅리그 무대에 진출했고, 2006년 토트넘 홋스퍼로 이적해 102경기 46골을 기록하며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공격수로 자리 잡았다.
2008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그는 공식전 149경기에서 56골 26도움을 올리며 박지성, 웨인 루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과 함께 전성기를 이끌었다. 특히 2010/11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르며 팀의 우승을 견인했다.

하지만 그가 최근 밝힌 18세 시절의 사건은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베르바토프는 “그 시절 나는 경기장에서 내 능력을 증명하고 있었고, 여러 팀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보통 구단들은 정식으로 제안을 하지만, 내 고향에서는 달랐다. ‘쟤? 좋아, 그냥 데려와.’ 이런 식이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훈련이 끝난 뒤 차가 없었는데, 한 팀 동료가 ‘나랑 같이 가자. 친구 좀 만나야 해’라고 해서 아무 의심 없이 그의 차를 탔다”고 회상했다.
그러다 “그가 나를 데려간 곳은 식당이었다. 안에는 네 개의 테이블이 있었고, 한 테이블에는 한 남자가 앉아 있었으며, 나머지 세 테이블에는 조직폭력배처럼 보이는 남자들이 둘러앉아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베르바토프는 자신을 데려온 동료가 갑자기 사라졌고, 낯선 남성이 “이리 와서 앉아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 남자는 ‘사람들이 나를 뭐라고 부르는지 알아? 요리사(the cook)라고 부르지’라며 협박을 시작했다. 그리고 ‘네가 어디 소속인지 다 안다. 팀을 바꿔야 한다. 우리 팀으로 와야 한다’고 말했다"며 그때의 기억을 되새겼다.
이어 “겁에 질려 아버지에게 전화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두세 시간쯤 지나서야 그 남자가 전화를 허락해줬고, 나는 ‘지금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주변엔 덩치 큰 사람들이 있어요’라고 아버지께 말했다”고 털어놨다.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퍼디난드 역시 깜짝 놀란듯한 기색이 역력했다.

다행히 베르바토프는 무사히 풀려났지만, 그 경험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그 사건은 내 인생에서 가장 무서운 순간이었다. 내 고향 불가리아의 축구 현실은 그만큼 거칠고 위험했다. 그때는 그저 살아남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유튜브 Rio Ferdinand Presents 캡처
관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