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의 하나은행과는 너무 다른 감독님 농구가 너무 재미있다" 180도 변화 예고한 박소희

[SPORTALKOREA=청라] 이정엽 기자= "그동안의 하나은행과는 정말 다른 색깔의 농구라서 너무 많이 힘들지만, 저는 이상범 감독님 농구가 너무 재미있습니다". 만년 유망주로 꼽힌 박소희가 이번 시즌 반등을 예고했다.
박소희는 지난 28일 인천 서구 청라 하나은행 연수원에서 열린 용인 삼성생명과의 연습경기에 출전했다. 벤치에서 나섰으나 25분 47초를 뛴 그는 8득점 4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경기 후 박소희는 "이제 시즌 모드로 들어가면서 운동할 때 조금 더 긴장감도 있는 것 같고, 경기 감각을 조금씩 찾고 있는 과정"이라고 근황을 전했다.

드래프트 지명 당시부터 이해란(삼성생명)과 함께 한국 여자 농구를 이끌 미래로 불리며 최고의 장신 가드로 평가받았던 박소희는 예상보다 성장이 더뎠다. 이훈재-김도완 감독을 거치며 가능성은 보여줬으나 확실한 결과물을 만들지 못했다.
특히 박소희로선 지난해가 아쉬웠다. 하나은행은 10여 년간 팀을 이끌었던 '프랜차이즈 스타' 신지현을 내보내는 일을 감수하면서 박소희에게 기회를 부여했다. 그만큼 그에 대한 기대가 컸다는 것. 하지만, 박소희에게 이는 커다란 부담감으로 돌아왔다. 오히려 종전 시즌보다 기록이 나빠져 평균 5.13득점 2.9리바운드 2어시스트에 그쳤다. 장점으로 꼽혔던 외곽슛 성공률은 16.9%에 불과했다.
박소희는 "솔직히 제가 프로에 와서 처음 겪어보는 포지션이어서 막막했다"며 "슬럼프를 겪는 것 같았고, 코트에 나가는 것이 무서웠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제가 기회를 받는 것에 비해 보여드린 것이 없어서 속상하고 올해는 꼭 다른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덧붙였다.
체질 개선을 위해 하나은행은 남자 농구에 잔뼈가 굵은 이상범 감독을 선임했다. 여기에 대표팀 감독을 역임했던 정선민 코치까지 합류했다. 이 감독과 정 코치는 하나은행에 그동안 없던 강한 수비와 체력을 이식하며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
박소희는 "종전에 했던 비시즌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힘들었다"며 "뛰는 양이 3배 정도 많아졌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러면서도 "감독님이 원하는 부분이 1~4쿼터 모두 풀 코트 프레스를 펼치고 공격에서도 계속 미는 농구를 요구하셔서 체력이 필요했다"며 "이러한 운동이 정말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며 만족했다.

엄청난 운동량 덕분일까? 하나은행은 최근 열린 연습경기에서 프로팀들을 연이어 격파했다. 올 시즌 1강으로 불리는 KB 스타즈를 꺾기도 했으며 삼성생명과의 2경기에선 모두 두 자릿수 점수 차로 승리했다. 특히 이날 삼성생명은 이주연, 배혜윤 등 주축 선수들이 모두 코트를 누볐지만, 하나은행의 프레스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며 무려 22개의 턴오버를 쏟아냈다.
박소희는 "최근 연습경기를 하면서 수비에서 정말 자신감을 많이 얻은 것 같다"며 "그동안의 하나은행 농구와는 정말 다른 색깔이라 저도 기대가 많이 되는 시즌"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정말 많이 힘들지만, 저는 감독님 농구가 너무 재밌고, 선수들도 많이 변해서 모두 재미있게 하고 있다"며 달라진 하나은행을 예고했다.
사진=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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