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예상 적중’ 김혜성은 결국 6시간 넘게 벤치에 머물렀다…“수비가 중요” 파헤스 선발→콜·로하스 먼저 교체 투입

[SPORTALKOREA] 한휘 기자= 앤디 파헤스(LA 다저스)가 김혜성 등 백업 선수들에게 밀려나지 않을 것이라는 현지 예상이 적중했다.
다저스는 2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2025 MLB 월드 시리즈 3차전에서 6-5로 이겼다. 이 승리로 다저스는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우위를 점했다.
이날 경기는 연장 18회, 6시간 39분까지 가는 ‘혈전’이었다. 양 팀 합쳐 19명의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고, 오타니 쇼헤이가 9번이나 출루에 성공하는 진기록이 쓰였다. 토론토는 벤치에 있던 야수들도 죄다 투입하는 등, 양 팀 모두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그런 와중에도 다저스는 백업 선수들을 최대한 아끼며 보수적으로 접근했다. 3명의 선수가 경기 끝까지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중 한 명이 김혜성이다.
김혜성은 정규시즌 71경기에서 타율 0.280 3홈런 17타점 13도루 OPS 0.699를 기록하며 나름대로 성공적인 MLB 데뷔 시즌을 보냈다. 후반기 들어 급격한 부진에 빠지며 우려도 샀지만, 보란 듯이 포스트시즌 로스터에 꾸준히 승선하고 있다.
타격과는 별개로 안정적인 2루 수비, 팀 내 최상위권에 드는 주루 생산성이라는 무기를 지녔다. ‘조커 카드’로 가치가 있어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현재까지 다저스가 치른 포스트시즌 13경기에서 김혜성은 딱 1경기에만 대주자로 나섰을 뿐이다.
수비적인 역할을 맡자니 주전 2루수 토미 에드먼이 건재하다. 외야 백업으로는 비슷한 역할로 로스터에 승선한 저스틴 딘이 우선순위에 있다. 결국 상황에 따라 대주자로 기용되는 것이 김혜성이 출전할 유일한 방법인 셈이다.

다만 최근 들어 주전 중견수 파헤스의 부진 때문에 김혜성의 기용 가능성을 논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정규시즌 27개의 홈런에 OPS 0.774라는 훌륭한 성적을 낸 파헤스는 이 경기 전까지 12경기에서 타율 0.093(43타수 4안타) 1타점 OPS 0.250으로 침묵했다.
이에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파헤스의 벤치행을 고려한다는 이야기가 속속 나왔다. 그렇다면 중견수 소화가 가능한 김혜성이 투입되거나, 에드먼이 중견수로 배치되고 김혜성이 2루로 선발 출전할 가능성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하지만 현지 전망은 달랐다. ‘다저스네이션’은 지난 27일 “로버츠 감독이 다른 선수를 대체 기용하지 않고 파헤스를 믿고 기용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로버츠 감독의 인터뷰 내용을 인용했다. 바로 에드먼과 키케 에르난데스의 중견수 이동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다.
로버츠 감독은 에드먼에 관해 “부상 위험 때문에 고려 대상도 아니고, 몇 달간 뜬공을 잡아 보지도 않았다”라며 발목 부상 여파를 걱정했다. 키케에 관해서는 “올해 중견수로 많지 않은 이닝만 소화했다”라며 “필드 중앙에서는 수비가 특히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견수에게) 공격 역시 수비만큼 중요하다.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면서도 “파헤스의 불안한 공격력은 혼자만의 책임이 아니다. 9번 타자에게 큰 기대를 하고 싶지 않다”라고 두둔했다.

결국 실제로 파헤스는 3차전에서도 선발 출전했다. 로버츠 감독의 ‘호언’과 달리 에드먼이 나중에 중견수로 이동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김혜성이 출전한 것은 아니다. 대타로 알렉스 콜이 투입되고, 뒤이어 미겔 로하스가 2루수로 배치됐다.
물론 이는 김혜성을 중요한 타이밍에 더 가치 있게 활용하기 위한 포석이기도 했다. 실제로 대주자 출전을 준비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다만 경기 중후반 이후로는 출루한 선수들이 대부분 준족이어서 김혜성의 발이 빛날 기회가 없었다.
김혜성이 출전에 성공하면 2020년 최지만(당시 탬파베이 레이스) 이후 역대 2번째로 월드 시리즈에 나서는 한국인 야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벌써 3경기가 지나갔다. 과연 우리가 필드를 밟는 김혜성을 볼 수 있을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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