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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서 재계약 실패→“팀에 남았으면”…이정후·김하성·김혜성 제쳤다, 이 선수가 KBO 출신 ‘최고 야수’

등급아이콘 레벨아이콘 관리자 0 13 06:00

[SPORTALKOREA] 한휘 기자= KBO리그에서 1년만 뛰고 재계약에 실패한 선수가 메이저리그(MLB)에서는 정반대의 입지가 됐다.

지난 2022년 12월 21일, 한화 이글스가 새 외국인 타자를 영입하며 마이크 터크먼과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터크먼의 성적은 144경기 타율 0.289 12홈런 43타점 OPS 0.796으로 한화의 리드오프 노릇을 톡톡히 했다. 수비도 준수해 중견수 고민을 없애버렸다.

하지만 장타력을 갖춘 중심 타자를 원하던 한화 프런트는 터크먼을 포기했다. 그리고 브라이언 오그레디를 데려왔다. 모두가 알다시피 대차게 실패했다. 오그레디 대신 데려온 닉 윌리엄스도 기대에 못 미쳤다. 터크먼이 나간 중견수 자리는 올해 외국인 선수들로 채우기 전까지 ‘구멍’이 됐다.

그렇다면 한화가 내보낸 터크먼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놀랍게도 터크먼은 전성기를 열었다. 한국에 오기 전까지 5년간 백업으로 257경기를 뛰었던 선수가 미국 복귀 후 3년 동안 준주전급 선수로 310경기를 소화했다.

2023시즌 시카고 컵스와 마이너 계약을 맺은 터크먼은 108경기에서 타율 0.252 8홈런 48타점 OPS 0.739를 기록했다. 이듬해에도 109경기에 출전하며 타율 0.248 7홈런 28타점 OPS 0.723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무엇보다도 한화 시절에도 보여준 수비력이 미국에 가서 더욱 빛을 발했다. 2023년 7월 29일 지구 라이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끝내기 홈런 스틸’이 대표적이다.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아쉽게도 터크먼은 2024시즌 후 논텐더 방출 조처됐다. 컵스 외야가 포화 상태에 이른 탓이다. 하지만 수요는 차고 넘쳤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메이저 계약을 맺었다. 부상으로 자주 자리를 비운 것이 아쉽지만, 건강할 때는 주전으로 제 몫을 했다.

올해 터크먼의 성적은 93경기 타율 0.263 9홈런 40타점 OPS 0.756으로 미국 복귀 이후 가장 좋다. 여기에 잊을만하면 나오는 ‘호수비 퍼레이드’로 최하위로 처진 화이트삭스의 활력소 노릇을 했다.

터크먼의 성적이 눈에 띄는 이유는 하나 더 있다.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 레퍼런스’는 타자의 OPS에 리그 환경과 구장 보정 등을 반영해 100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OPS+(조정OPS)’ 지표를 제공한다. 터크먼의 OPS+는 112다. 리그 평균보다 12% 높은 수준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는 KBO리그 출신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기록이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110에 머물렀고, 김하성(애틀랜타 브레이브스)과 김혜성(LA 다저스)은 각각 83, 95에 그쳤다.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역시 1.9를 쌓은 터크먼이 이정후(1.8), 김하성(0.4), 김헤성(1.6)을 모두 제친다. 2025시즌 기준으로 KBO리그 출신 최고의 야수는 다른 누구도 아닌 터크먼인 셈이다.

시카고 연고 스포츠 구단 팬 포럼인 ‘스포츠 모커리’는 지난달 21일 터크먼의 호수비를 보고 “의미 없는 경기도 플레이오프인 듯 진지하게 임한다. 내년에도 팀에 남았으면 좋겠다”라고 호평했다.

화이트삭스가 마음만 먹으면 터크먼을 지킬 수는 있다. 아직 연봉 중재 기간이다. FA까지 1년이 더 남았다. 하지만 타 구단에서 보강 목적으로 터크먼을 노린다는 설도 있어서 향후 행보를 지켜봐야 한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터크먼이 어디로 가던 그것은 구단이 터크먼을 원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화가 터크먼을 원하지 않아서 재계약을 포기한 지 3년. 입지가 180도 달라졌다. 그것도 KBO가 아닌 MLB에서 말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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