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최대어’ 될 줄 알았는데, 홀드 신기록에도 조상우는 웃을 수 없었다…시장의 판단은 어떨까

[SPORTALKOREA] 한휘 기자= 1년 전만 하더라도 조상우(KIA 타이거즈가) 이번 FA 시장의 ‘최대어’가 될 줄 알았다. 이젠 아니다.
조상우는 올 시즌 일정이 모두 종료되면 FA 자격을 얻는다. 그간 국가대표 소집으로 적잖은 보상 일수가 기록됐지만, 잦은 부상과 군 복무 등 여러 악재가 겹친 탓에 1군 데뷔 후 12년이 지나서야 드디어 FA를 선언할 수 있게 됐다.
당초 조상우는 올해 시장의 ‘투수 최대어’로 꼽혔다. 괜찮은 선발 자원이 없다시피 한 가운데, 불펜에서 가장 보여준 것이 많은 선수가 조상우였다. 필승조 보강을 노리는 팀들이 득달같이 달려들 것으로 전망됐다.
친정팀 키움 히어로즈가 조상우를 트레이드로 보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키움은 FA 시장이 과열되면 조상우를 잡을 여력이 없다. 아예 미리 트레이드로 내보내서 드래프트 지명권읗 확보하기로 했다. 그렇게 조상우는 KIA 유니폼을 입었다.

KIA는 지난해 우승에 큰 공을 세운 필승조 ‘JJJ 라인(전상현-장현식-정해영)’의 일원인 장현식이 FA 자격을 얻고 LG 트윈스로 이적했다. 2연패를 노리는 KIA는 불펜 보강에 착수했고, 조상우 영입에 지명권을 2장이나 내주는 투자를 감행했다.
지난해 부상만 아니면 마무리와 셋업 두 역할 모두 잘 소화했던 조상우라 기대가 컸다. 그런데 현실은 달랐다. 표면적인 성적만 보면 그리 나쁜 것은 아니지만, 세부 내용은 실망스러웠다.

조상우의 올해 성적은 72경기 60이닝 6승 6패 1세이브 28홀드 평균자책점 3.90이다. 얼핏 보면 그리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타고투저였던 지난해에도 3.18에 그쳤던 평균자책점이 4에 가깝게 폭등한 것부터 정상적인 모습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기복이었다. 월별로 널뛰기가 심했다. 4월까지 잘 던지다가 5월에 무너졌고, 6월에 살아나나 싶더니 7월 들어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그리고 8월이 지나서야 뒤늦게 본연의 모습을 찾았다.
문제는 조상우가 부진하던 7월에 KIA도 함께 미끄러지면서 5강 경쟁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것이다. 조상우의 부진은 여기에 기름을 부었고, 끝내 KIA는 디펜딩 챔피언이 차기 시즌을 8위로 마치는 굴욕을 당했다.

28개의 홀드는 2015시즌(19홀드)을 넘어서는 개인 한 시즌 최다 홀드 신기록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절대다수가 전반기에 집중돼 있으며, 주자를 쌓고 간신히 불을 끈 경기도 꽤 많았다. 겉으로 보이는 기록에 비해 안정감이 많이 모자랐다.
7월의 심각한 부진 이후 뒤늦게 살아났으나 이미 망가진 팀은 되살아나지 않았다. 조상우의 공허한 호투 속에 KIA는 가을야구의 꿈을 접어야 했다. 나쁘지 않아 보이는 성적임에도 ‘실패한 영입’이라는 악평에 시달렸다.

결국 1년 전과 비교해 조상우에 대한 평가는 적잖게 내려갔다. 그 상태로 FA 자격을 얻는다. 이제 ‘불펜 최대어’라고 불러도 될지조차 미묘한 상황이다.
자연스레 시장의 평가에도 눈길이 간다. 물론 올해 한번 부진했을 뿐 그간 보여준 것이 워낙 많다. 하지만 올해 부진이 이른 하락세의 전조는 아닐까 하는 우려를 지울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구단 입장에서도 조심스럽다.
정말 극단적인 경우 FA 신청을 포기하고 ‘재수’를 택하는 방법도 있지만, FA 시점에서의 나이가 늘어나는 만큼 ‘도박수’에 가까울 것이다. 1년 전의 기대가 무색하게 애매한 위치에 놓이게 된 조상우가 과연 스토브리그에서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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