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은 끝까지 벤치? ‘타율 0.093’ 파헤스 향한 로버츠 ‘믿음의 야구’…“중견수 자리에서는 수비가 특히 중요”

[SPORTALKOREA] 한휘 기자= 김혜성(LA 다저스)은 결국 끝까지 ‘타율 0.093’ 중견수에 밀려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걸까.
김혜성은 지난 26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월드 시리즈 2차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원정 경기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이로써 와일드카드 시리즈부터 포스트시즌 12경기 내내 벤치에서 경기를 출발하고 있다.

첫 시즌치고 성공적인 결과를 낸 김혜성이다. 5월 콜업된 후 71경기에서 타율 0.280 3홈런 17타점 13도루 OPS 0.699를 기록했다. 특히 6월까지 타율이 4할에 근접할 정도로 쾌조의 타격감을 선보였다.
다만 7월 이후 타격감이 급격히 식어 아쉬움을 남겼다. 부상으로 8월을 통으로 날린 후 9월에 돌아왔으나 입지가 급격히 좁아졌다. 이에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승선하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김혜성은 이를 비웃듯 와일드카드 시리즈를 시작으로 한 번도 로스터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타격과는 별개로 안정적인 2루 수비, 팀 내 최상위권에 드는 주루 생산성이라는 무기를 지녔다. ‘조커 카드’로 가치가 있다.

다만 출전은 별개 문제다. 김혜성의 빠른 발이 필요한 상황이 그다지 많지 않다. 수비에서도 토미 에드먼이 2루 자리를 단단히 지키고 있다. 외야 백업으로는 비슷한 역할로 로스터에 승선한 저스틴 딘이 우선순위를 점한다.
이런 탓에 10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디비전 시리즈 4차전에 대주자로 나선 것을 제외하면 필드를 밟아 본 적이 없다. ‘12경기 1교체 11결장’. 올가을 김혜성의 기록이다.

그런데 월드 시리즈 들어 김혜성의 선발 출전 가능성을 논하는 목소리가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 주전 중견수 앤디 파헤스의 부진 탓이다. 이번 포스트시즌 파헤스는 12경기에서 타율 0.093(43타수 4안타) 1타점 OPS 0.250으로 침체가 길어지고 있다.
정규시즌만 하더라도 27개의 홈런에 OPS 0.774라는 훌륭한 성적을 낸 파헤스라 더 아쉬운 성적이다. 그럼에도 포스트시즌 내내 중견수로 선발 출전하며 라인업 한 자리를 꿰차고 있으니, 자연스레 벤치로 내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조금씩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의 ‘스탠스’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듯하다. 현지 매체 ‘다저스네이션’은 “로버츠 감독이 다른 선수를 대체 기용하지 않고 파헤스를 믿고 기용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로버츠 감독은 인터뷰에서 에드먼과 키케 에르난데스 등 다른 중견수 자원들이 자리를 옮길 가능성을 전면 부정했다. 에드먼은 고질적인 발목 문제가 원인. “부상 위험 때문에 고려 대상도 아니고, 몇 달간 뜬공을 잡아 보지도 않았다”라고 로버츠 감독은 선을 그었다.

키케는 수비가 이유다. 로버츠 감독은 “(키케는) 올해 중견수로 많지 않은 이닝만 소화했다”라며 “필드 중앙에서는 수비가 특히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중견수 수비력이 준수한 파헤스도 함께 염두에 둔 발언이다.
로버츠 감독은 이어 “(중견수에게) 공격 역시 수비만큼 중요하다.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면서도 “파헤스의 불안한 공격력은 혼자만의 책임이 아니다. 9번 타자에게 큰 기대를 하고 싶지 않다”라고 두둔했다.
이 흐름대로 로버츠 감독의 ‘믿음의 야구’가 이어지면 김혜성의 선발 출전 가능성은 더 줄어든다. 김혜성이 어떻게든 출전에 성공하면 2020년 최지만(당시 탬파베이 레이스) 이후 역대 2번째로 월드 시리즈에 나서는 한국인 야수가 될 수 있다. 필드 위의 김혜성을 과연 볼 수 있을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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