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0경기’ 아니었어? ‘연봉만 253억’ 예비 FA 유격수, 2루수 자리에서도 호수비…‘7점 차 낙승’ 토론토에 ‘겹경사…

[SPORTALKOREA] 한휘 기자= ‘유격수 최대어’ 타이틀을 자랑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비단 유격수 자리에서만 잘 하는 것이 아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보 비솃은 25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2025 메이저리그(MLB) 월드 시리즈 1차전에 4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이날 비솃이 라인업에 들면서 많은 화제를 불러 모았다. 토론토의 주전 유격수인 비솃은 연봉만 약 1,760만 달러(약 253억 원)에 달하는 ‘비싼 몸’이다. 그만큼 상당한 기량을 자랑하는 선수다.
비솃은 아메리칸리그(AL)를 대표하는 ‘공격형 유격수’다. 수비는 다소 불안하지만, 타격에서는 2021시즌과 2022시즌 연달아 AL 최다 안타 타이틀을 따낼 만큼 탁월한 실력을 보인다. 올스타에도 두 차례 선정됐다.
지난해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으나 ‘예비 FA’ 시즌인 올해 부활했다. 139경기 타율 0.311 18홈런 94타점 OPS 0.840으로 살아났다. AL 타율 2위, 안타 2위 등 기존의 강점이 고스란히 드러나며 토론토의 상승세를 견인했다.
하지만 정작 포스트시즌에서는 얼굴을 비추지 못했다. 부상 때문이다. 9월 7일 뉴욕 양키스와의 정규시즌 경기에서 홈 쇄도 도중 포수와 충돌해 다쳤다. 정밀 검진 결과 후방십자인대 염좌 진단을 받으며 한 달 넘게 전열에서 이탈했다.

처음에는 AL 챔피언십 시리즈(ALCS)부터는 팀에 합류할 줄 알았다. 그런데 지난 12일 공개된 ALCS 로스터에 비솃의 이름은 없었다. 생각보다 회복이 더뎠다. 결국 월드 시리즈를 앞두고서야 복귀를 타진했다.
부상의 여파일까. 토론토는 비솃을 유격수가 아닌 2루수로도 기용할 뜻을 밝혔다. 최근 진행된 팀 훈련에서도 2루수 자리에서 뛰는 모습이 나왔다. 비솃이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MLB 데뷔 후 첫 2루수 출전이다.

경기력은 놀라웠다. 한 달여 만의 출전임에도 녹슬지 않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1회 첫 타석부터 기회를 잇는 우전 안타를 신고했다. 6회에는 선두 타자 볼넷을 골라내며 9득점 ‘빅이닝’의 단초를 놓고 대주자로 교체되며 임무를 마쳤다.
무엇보다도 수비가 인상적이었다. 3회 초 토론토 선발 투수 트레이 예세비지가 1사 2루 위기에 놓였다. 이어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중앙으로 굴러가는 시속 99.7마일(약 160.5km)의 빠른 땅볼 타구를 날렸다.
그런데 비솃이 빠르게 이동하더니 백핸드 캐치로 공을 잡아 에르난데스를 아웃시켰다. 적시타를 지우는 집중력 있는 수비였다. 결국 예세비지는 맥스 먼시를 삼진으로 잡고 위기를 넘겼다.

비솃이 복귀할 때만 하더라도 경기 감각에 관한 우려가 남아 있었다. 하지만 첫 경기부터 공수 양면에서 훌륭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걱정을 깔끔히 씻었다. 1차전부터 11-4로 크게 이긴 토론토에게는 ‘겹경사’나 다름없다.
비솃은 올 시즌 후 FA 자격을 얻어 시장에 나선다. 올해 준척급 유격수가 얼마 없는 만큼 비솃은 독보적인 ‘최대어’로 꼽힌다. 과연 우승 반지까지 껴서 몸값을 더 올리고 ‘FA 대박’도 완성할 수 있을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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