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이닝 4K→4이닝 6K→MVP’ 한국시리즈에서는 1선발…한화가 품은 불펜 불안, 문동주가 긴 이닝 던져서 해결할까

[SPORTALKOREA] 한휘 기자= 한화 이글스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끈 ‘MVP’가 팀의 가려운 곳을 긁는 호투까지 보여줄 수 있을까.
한화는 내일(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5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 1차전 LG 트윈스와의 경기 선발 투수로 문동주를 낙점했다.

한화 김경문 감독은 오늘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문동주가 포스트시즌에서 자신감 있게 잘 던졌다. 날짜상으로도 문동주가 맞다”라고 배경을 밝혔다. 이에 따라 플레이오프에서 불펜으로 나선 문동주가 로테이션에 복귀한다.
2023년 KBO 신인왕을 차지한 문동주는 지난해 부침을 겪었으나 올해 반등에 성공했다. 정규시즌 24경기(23선발) 121이닝 11승 5패 평균자책점 4.02를 기록했다. 탈삼진이 무려 135개에 달할 정도로 빼어난 구위를 앞세워 타자들을 공략했다.

그런 문동주가 가을야구를 맞아 불펜으로 이동했다. 코디 폰세-라이언 와이스-류현진으로 이어지는 1~3선발이 탄탄한 만큼, 5전 3선승제의 특성을 활용해 문동주를 불펜진으로 돌려 중요한 시기에 투입하는 계획이었다.
과정은 달랐으나 결과는 성공이었다. 한화는 선발진이 기대치 대비 아쉬운 경기력을 선보였다. 1차전에 나선 폰세가 6이닝 6실점으로 흔들렸고, 와이스와 류현진은 5회도 못 채우고 마운드를 내려가야 했다.
하지만 문동주가 중요한 순간마다 호투하며 팀을 견인했다. 1차전 폰세에 이어 올라와 2이닝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1점 차 승리에 힘을 보탰다. 2차전에서는 6회부터 4이닝 6탈삼진 무실점 쾌투로 승리 투수가 됐다.
결국 이 두 경기 모두 데일리 MVP에 선정된 문동주는 한화가 3승 2패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플레이오프 시리즈 MVP도 가져갔다. 최고의 임팩트였다.

이제 문동주는 선발 로테이션으로 돌아온다. 한국시리즈가 7전 4선승제인 만큼 플레이오프처럼 3선발 체제로 버티기는 쉽지 않다. 문동주가 1회부터 마운드에 서서 긴 이닝을 끌어 줘야 한다.
특히 한화는 불펜진에 다소 불안한 모습이 남아 있는 만큼 문동주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마무리 투수 김서현이 여전히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정규시즌 필승조로 중요한 임무를 맡던 한승혁도 4차전 패전 투수가 되고 말았다.
그나마 박상원과 김범수, 정우주 등 다른 투수들은 제 몫을 하고 있지만, 선발 투수가 만에 하나 일찍 강판당한 상황에서 남은 이닝을 전부 떠맡기엔 체력적인 한계가 있는 법이다. 문동주가 6이닝은 소화해 주길 바랄 것이다.

올해 문동주의 LG전 결과는 홈과 원정이 극명하게 갈렸다. 홈에서는 2차례 등판에서 4⅓이닝 10실점으로 매우 부진했다. 하지만 잠실에서 만났을 때는 도합 11이닝 2실점으로 충분히 제 몫을 했다.
과연 좋은 기억을 가을야구에서도 이어갈 수 있을까. 문동주가 2006년 이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는 한화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임무를 맡았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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