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순간 최악의 결정” 로버츠는 무사 만루에서 왜 ‘ERA 10.80’ 영건을 투입했나…다저스 ‘아킬레스건’ 또 터졌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왜 거기서 그런 결단을 내렸을까.
다저스는 25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2025 메이저리그(MLB) 월드 시리즈 1차전에서 4-11로 졌다. ‘2연패’에 도전하는 다저스는 1차전부터 참패를 당하며 좋지 않은 분위기 속에 시리즈를 시작하게 됐다.
중반까지는 비교적 팽팽한 승부가 펼쳐졌다. 다저스가 2회와 3회 키케 에르난데스, 윌 스미스의 연이은 적시타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4회 말 선발 투수 블레이크 스넬이 돌튼 바쇼에게 투런 홈런을 맞으며 승부의 균형이 맞춰졌다.

밸런스가 깨진 것은 6회 말이다. 스넬이 볼넷과 안타, 몸에 맞는 공을 연달아 내주며 순식간에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로버츠 감독이 벤치에서 나왔다. 스넬을 강판했다. 그런데 그다음 선택이 놀라웠다. 에밋 시핸이 마운드를 이어받았다.
시핸은 다저스가 ‘차기 1선발’로 기대하는 선발 유망주다. 올해 정규시즌 15경기(12선발) 73⅓이닝을 던지며 6승 3패 평균자책점 2.82라는 호투를 선보였다. 하지만 워낙 다저스 선발 자원이 넉넉해 포스트시즌에서는 불펜으로 이동했다.
문제는 불펜 이동 후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았다는 것. 올해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0.80(3⅓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다. 피안타 6개에 볼넷도 3개를 내줬으니, 이닝당 거의 3번씩은 출루를 허용한 셈이다.
그런 시핸을 동점 상황 무사 만루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투입했다. 아니나 다를까 ‘대참사’로 이어졌다. 어니 클레멘트에게 적시타, 네이선 루카스에게 밀어내기 볼넷, 안드레스 히메네스에게 적시타를 연달아 맞고 순식간에 3점을 내줬다.

결국 이것이 다저스가 무너지는 단초가 됐다. 시핸은 조지 스프링어를 땅볼로 잡았다. 이어 좌타자 애디슨 바저가 대타로 출전하면서 앤서니 반다와 교체됐다. 하지만 반다가 만루 홈런을 맞으며 사실상 경기가 끝났다.
반다는 이후 커크에게도 투런포를 맞으며 점수를 더 내줬다. 6회에만 9점을 내줬다. 7회 초 오타니 쇼헤이의 투런포가 나왔으나 버스는 떠났다.

절체절명의 시점에 시핸을 투입한 것을 두고 팬들은 로버츠 감독을 비판하고 있다. SNS상에서는 “대체 왜 시핸을 그 상황에 투입했냐”, “로버츠가 또 중요한 순간에 최악의 결정을 내렸다” 등 날선 반응이 이어진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어쩔 수 없었다는 반응도 나온다. 다저스 불펜진 사정이 워낙 심각해 로버츠도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것이다. 정규시즌 다저스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4.27로 내셔널리그(NL) 15개 구단 중 11위에 불과하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이 경기 전까지 평균자책점이 4.88(27⅔이닝 16실점 15자책)으로 좋지 못했다. 선발 투수들이 다들 잘 던지고 마무리로 이동한 사사키 로키도 호투 중이지만, 그 사이를 막을 선수들의 상태가 좋지 않다.

설상가상으로 그나마 잘 던지던 ‘좌완 필승조’ 알렉스 베시아가 가족 문제로 월드 시리즈 로스터에서 빠졌다. 이날 베시아 대신 나온 반다가 와르르 무너지면서 첫 경기부터 베시아의 공백이 뼈저리게 느껴지기도 했다.
결국 로버츠의 불펜 운용을 논하기 전에 다저스의 불펜진 상태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것이 문제라는 견해가 나오는 것이다. 1차전에 명백하게 드러난 다저스의 약점이 이번 월드 시리즈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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