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 왜 거기서 나와?’ 아이돌 유튜브에 ‘前 삼성’ 뷰캐넌이 나타난 사연…대만서 1점대 ERA, 내년엔 어디서 뛸까

[SPORTALKOREA] 한휘 기자= 한국 야구팬, 특히 삼성 라이온즈의 팬들이 그렇게나 그리워하는 이름이 누구도 예상치 못한 곳에서 등장했다.
지난 8월 데뷔한 남성 아이돌 그룹 ‘idntt(아이덴티티)’가 지난 23일 그룹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대만 타이베이 방문 브이로그(Vlog)를 업로드했다. 야시장을 방문한 멤버들이 병에 고리를 던져 걸어서 경품을 따내는 가게에 방문한 모습이 담겼다.
멤버 중 누구도 현금을 가져오지 않아 참여를 못 하던 가운데, 앞서 참가 중이던 한 서양인이 선뜻 본인이 샀던 고리를 잔뜩 건넸다. 이에 멤버들은 경품으로 받은 음료수를 서양인에게 건네며 감사를 전했다.
그런데 얼마 후 길거리에서 우연히 그 서양인을 다시 만났다. 그리고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다. 멤버들에게 고리를 흔쾌히 넘겨 줬던 그 사람, 알고 보니 데이비드 뷰캐넌이었다.


뷰캐넌이 누구인가. 삼성 팬들이 언제나 가슴 속에 그리는 이름이다. 함께 하던 시절 수없이 좋은 추억을 남긴 선수다. ‘왕조’ 시절을 뒤로 하고 암흑기에 빠진 삼성을 지탱하던 ‘에이스’. 바로 뷰캐넌이다.
2020시즌부터 삼성에서 4년간 공을 던지며 113경기 699⅔이닝 54승 28패 평균자책점 3.02 539탈삼진을 기록했다. 경기 외적으로도 유쾌한 성격과 친화력, 적극적인 팬서비스로 동료 선수와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2023시즌 호투를 바탕으로 더 높은 몸값과 다년 계약을 요구했다가 삼성과의 협상이 난항에 빠졌다. 끝내 삼성이 데니 레예스를 영입하며 뷰캐넌과의 동행은 다소 갑작스레 마무리됐다.

뷰캐넌도 메이저리그(MLB) 구단과 괜찮은 계약을 맺을 것으로 전망되며 나름 좋은 이별이 되는 듯했지만, 충격적이게도 뷰캐넌은 마이너 계약을 따내는 데 그쳤다. 결국 뷰캐넌은 미국 복귀 후 신시내티 레즈 유니폼을 입고 MLB 1경기 등판에 그쳤다.
올해는 대만프로야구리그(CPBL)로 무대를 옮겼다. 푸방 가디언스 유니폼을 입고 새 도전에 나섰다. ‘명불허전’이었다. 시즌을 다소 늦게 시작해 11경기 선발 등판에 그쳤으나 평균자책점 1.95(64⅔이닝 25실점 14자책)로 활약했다.
다만 유독 불운한 모습도 나왔다. 이렇게 평균자책점이 낮은 데도 전적이 1승 4패에 그친다. 8월 17일 중신 브라더스를 상대로 완봉승을 따낸 경기 말고는 단 한 번도 승리를 못 거뒀다. 심지어 8월 31일 퉁이 라이온스전에서는 1루수의 낮은 송구를 잡다가 다쳐서 한 달이나 결장하기도 했다.

이런 불운 속에서도 좋은 성적을 유지했다. 대만에만 있기에는 기록이 훌륭해 한국을 비롯한 상위 리그 이적을 노려봄 직하다. 뷰캐넌 본인도 대만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기회가 있다면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라고 밝힌 바 있다.
만약 KBO리그로 돌아온다면 보류권을 아직 갖고 있는 삼성으로 돌아와야 한다. 다만 삼성이 뷰캐넌에 관심이 있는지는 전혀 알려진 바가 없다. 하지만 재영입의 명분 자체는 있다. 재계약이 ‘필수’인 아리엘 후라도는 논외지만, 헤르손 가라비토는 이야기가 다르다.

가라비토의 정규시즌 성적은 15경기 78⅓이닝 4승 4패 평균자책점 2.64로 빼어나지만, 제구의 기복이 심하고 이닝 소화력이 다소 아쉽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불펜으로는 훌륭하나 선발로 나서기만 하면 무너지는 모습을 노출해 재계약 가능성이 크게 줄었다.
물론 가라비토를 내보내더라도 뷰캐넌을 데려가기엔 리스크가 작지 않다. 뷰캐넌은 내년이면 만 37세가 된다. 언제 기량이 급격히 꺾여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다. 하지만 우승을 목표로 딱 1년만 스퍼트를 바짝 건다고 가정하면 분명 매력적인 카드다.
대만 리그 최상위권 투수가 한국에서도 통하는 모습은 그간 심심찮게 나왔다. 한국 적응 문제도 없다. 영입을 검토할 이유는 있어 보인다. 선수 생활의 황혼기를 바라보는 뷰캐넌이 과연 내년에 어느 곳에서 공을 던지게 될까.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idntt 공식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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