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가 김혜성 살렸네…‘방만 운영+가혹행위’ 최악의 구단 거절하고 ‘WS 챔피언’ 다저스에서 ‘행복야구’ 한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지난해 겨울, 행선지를 LA 다저스로 바꾸게 한 오타니 쇼헤이의 조언은 김혜성 인생에 길이 남을 ‘선견지명’이 됐다.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의 23일(이하 한국시각) 보도에 따르면, LA 에인절스의 ‘슈퍼스타’ 마이크 트라웃은 지난 22일 팀 동료였던 타일러 스캑스가 2019년 약물 중독으로 사망한 사건 관련 소송의 증인으로 재판정에 섰다.
트라웃은 법정에서 당시 스캑스에게 약물을 건넸던 팀 홍보국장 에릭 케이와의 관계에 관해 증언했다. 변호사를 통해 케이와의 관계 및 케이와 선수들 사이에서 있던 일에 관해 ‘예·아니오’로 답했다. 그런데 그 내용이 매우 충격적이다.

증언에 따르면, 케이는 선수들에게 돈을 받는 대가로 트라웃의 등에 난 여드름을 터뜨려 고름을 먹고, 클럽하우스 바닥에 떨어진 벌레를 먹기도 했다. 미식축구 헬멧을 쓰고 팀 외야수 콜 칼훈이 강하게 던진 럭비공에 머리를 맞는 등 온갖 가혹행위를 당했다.
약물 구매라는 목적을 알고 케이에게 돈을 건넨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밝히고자 했지만, 그 과정에서 충격적인 가혹행위의 진상이 드러났다. 트라웃 역시 이를 두고 “자랑스럽지 않다”라고 답했다고 전해진다.


사실 에인절스는 메이저리그(MLB)에서 손꼽히는 ‘막장 운영’ 실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구단으로 악명이 높다. 아르테 모레노 구단주가 2010년대 이후 무리한 FA 영입으로 ‘먹튀’를 양산하고, 정작 선수 육성이나 의료진, 구단 시설 등에는 거의 돈을 쓰지 않기 때문이다.
2023년에는 에인절스에서 뛰었던 전직 투수 C.J. 윌슨이 구단의 실상을 폭로했다. 선수들에게 필요한 첨단 장비들을 비싸다고 구입하지 않고, 체계적인 비디오 분석 시스템도 없고, 스프링 트레이닝에서는 식사도 제대로 지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올해 8월에는 외야수 구스타보 캄페로가 홈 경기 도중 발목이 돌아가며 크게 다쳤는데, 의료진이 제대로 된 부목도 아닌 카드보드지로 임시 부목을 만드는 모습이 카메라에 떡하니 잡혔다. 부목 살 돈도 안 주는 실태가 만천하에 공개됐다.
이렇듯 끔찍한 운영으로 악명이 높은데, 심지어는 선수단마저 그 안에서 ‘장난’이라는 미명 아래 가혹행위를 저지르고 있던 사실마저 드러났다. 세계 최고의 리그라는 MLB에 이런 구단이 있다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에인절스의 악명이 다시금 조명되면서 김혜성의 행보를 뒤바꾼 오타니의 현명함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김혜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포스팅을 신청하며 MLB 진출을 시도했고, 다저스와 최대 5년 2,200만 달러(약 316억 원)에 계약했다.
그런데 당시 에인절스가 총액 2,800만 달러(약 402억 원) 규모에 마이너 강등 거부권까지 포함된 계약을 김혜성에게 제시했다. 이에 김혜성 역시 마지막까지 다저스와 에인절스 사이에서 고민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혜성의 고민을 해결한 인물이 같은 에이전시 소속이던 오타니다. 오타니 역시 에인절스에서 뛰던 시절 구단의 참혹한 실상을 온몸으로 느낀 바 있다. 이를 의식했는지 김혜성에게 다저스로 오라고 권유했고, 김혜성도 마음을 정했다.
만에 하나 김혜성이 에인절스로 갔다면 ‘최악의 구단’에서 제대로 교정도 받지 못한 채 빅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체계가 탄탄하기로 유명한 다저스에 합류한 덕인지 나름대로 성공적인 1년 차 시즌을 보냈다.
개인 성적뿐만이 아니다. 에인절스가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최하위로 처진 사이 김혜성은 다저스와 함께 월드 시리즈를 목전에 두고 있다. 동시에 오타니의 ‘애착 인형’ 마냥 가까운 관계도 유지하고 있다. 오타니의 결정적인 조언 덕에 ‘행복야구’를 할 수 있게 된 김혜성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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