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 끝 2군행→9월 출루율 4할’ 반전 쓰고 FA, 신임 감독은 “계약 바람”…두산 도루왕은 어떤 대접 받을까

[SPORTALKOREA] 한휘 기자= 심각한 부진으로 1군과 2군을 오가다가 시즌 말미에에 반전의 신호탄을 쏜 조수행(두산 베어스)이 과연 FA 시장에서 어떤 대접을 받을까.
2016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두산에 지명된 조수행은 올 시즌 1군 등록 일수 159일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4년제 대졸 선수 FA 자격 기준인 7 정규시즌을 충족해 올겨울 FA를 신청할 수 있다.
주전과 백업, 그사이의 애매한 입지에서 끝끝내 버틴 결과물이다. 다만 그동안 1군 주전으로 확실한 가치를 드러내지 못했다는 비평도 따라온다. 시장에서 어떤 대우를 받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입단 후 빠른 발과 2할 중후반대 타율로 1군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치며 정수빈의 뒤를 이을 차세대 중견수로 기대를 모은 조수행이다. 2021시즌에는 104타석에서 출루율 0.417을 기록하면서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이후 성적은 아쉬움이 짙었다. 2022시즌부터 3시즌 동안 373경기에 출전했으나 타율 0.245 2홈런 56타점 OPS 0.597에 그쳤다.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wRC+(조정 득점 생산력) 지표는 63.6에 그친다. 100이 평균이니 그보다 약 36% 모자라는 수준이다.
설상가상으로 강점으로 꼽히던 수비조차도 비교적 평범한 타구 판단 능력을 발로 때우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뒤따랐다. 지난해 64개의 도루로 도루왕 타이틀을 따낼 만큼 주력은 빛났다. 그럼에도 전반적인 생산성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승엽 감독 체제에서 주전급으로 중용됐으나 반대로 팬들 사이에서는 평가가 박했다. 올 시즌도 6월 1일까지 45경기 72타석을 소화하며 타율 0.230 3타점 12도루 OPS 0.545라는 처참한 성적만 남겼다. 동 기간 팀에서 김민석(0.512) 다음으로 OPS가 낮았다.
여기에 5월 18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1루 주자로 있던 8회 초 2루수 김규성에게 태그 아웃당한 뒤 그대로 김규성을 밀고 나가는 모습으로 수비 방해 판정을 유발했다. 주루가 강점이라던 조수행으로부터 나온 주루 실수라서 더 뼈아프게 느껴졌다.
이러한 모습으로 조수행은 SNS에서 팬들의 도 넘은 비난에 시달리기까지 했다. 결국 이승엽 감독이 자진 사임한 그다음 날 2군행 통보를 받았다. 얼마 후 1군에 돌아오긴 했으나 전에 비해 기회를 받는 빈도가 부쩍 줄었다.

그런데 시즌 막판에 ‘반전’의 신호탄을 쏘기 시작했다. 9월 한 달간 30타석 소화에 그치긴 했으나 타율 0.280(25타수 7안타) 7도루로 선전한 것이다. 무엇보다도 볼넷을 5개나 골라내며 월간 출루율 0.400을 달성한 것이 고무적이다.
조수행이 기대감을 키운 2021시즌 보여준 최대 강점이 높은 출루율이었는데, 그 모습이 4년 만에 다시 나온 것이다. 짧게나마 주전으로 기용할 만한 기량을 보여주고 FA 자격을 얻게 됐다.

물론 여전히 좋은 대우를 받을 가능성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조수행의 통산 OPS는 0.627에 불과하다. 올해도 9월에 살아났음에도 시즌 성적은 타율 0.244에 OPS 0.600에 그친다. 냉정히 평가해 백업 수준을 벗어나기 힘들다.
그럼에도 구단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재계약을 추진할 가능성은 있다. 두산은 여전히 정수빈과 김재환의 뒤를 이을 외야 자원을 제대로 발굴하지 못한 상태다. 조수행이 9월의 모습을 내년에도 잇는다면 유망주들을 육성할 시간을 벌 수 있다.
김원형 신임 감독 역시 내부 FA 단속을 강조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김 감독은 지난 23일 진행된 공식 취임식에서 욕심 같아서는 내부 FA 선수들과 다 계약했으면 좋겠다. 구단에서 힘을 써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밝히며 재계약을 원한다고 천명했다.
무턱대고 좋은 대접을 해 주기엔 아쉬운 모습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재계약을 시도하지도 않고 손을 뗄 이유도 없어 보인다. 과연 두산은 어떤 결단을 내리게 될까.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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