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떨어진 건 맞는데, 이만한 선수도 없고…야구인들도 교체엔 ‘절레절레’, 롯데는 레이예스에 어떤 결론을 내릴까

[SPORTALKOREA] 한휘 기자= 충실한 겨울을 보내야만 하는 롯데 자이언츠가 당면한 ‘난제’는 빅터 레이예스의 재계약 여부다.
지난 2024시즌 롯데와 계약한 레이예스는 타율 0.352 15홈런 111타점 OPS 0.904라는 준수한 성적을 내며 KBO리그 타율 2위에 안착했다. 무엇보다도 202개의 안타를 때려내 한 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을 작성했다.
당연히 재계약이 뒤따랐다. 총액 125만 달러에 잔류했다. 그리고 올해도 전 경기 출장을 기록하면서 주축 타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타율 0.326 13홈런 107타점 OPS 0.861의 성적을 남겼다. 187개의 안타로 다시 한 번 최다안타 타이틀을 따냈다.

그런데 이런 성적에도 레이예스를 향한 시선은 미묘하다. 더 볼 것도 없이 재계약으로 여론이 통일된 1년 전과 달리, 올해는 다소 엇갈리는 평가가 레이예스를 향한다.
분명 훌륭한 성적은 맞다. 지난해와 비교해서 다소 떨어졌을 뿐 3할 타율에 100타점을 채우며 해결사 노릇을 했다. 스탯 대비 ‘영양가’가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었으나 사실 WPA(승리 확률 기여도)도 3.19로 리그 12위로 나쁘지 않다. 제 몫은 했다.
그럼에도 교체 가능성이 언급되는 실정이다. 사실 레이예스의 성적 하락 폭은 생각보다 작지 않다. 2024년이 타고투저, 올해가 반대로 투고타저에 가까웠음을 고려하면 큰 차이가 아니라고 볼 수도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
구장 보정과 리그 환경 등이 전부 반영된 wRC+(조정득점생산력)가 이를 증명한다. 스포츠투아이 기준 레이예스의 wRC+는 지난해 133.3에서 올해 119.0으로 크게 하락했다. 300타석 이상 소화한 외국인 타자 가운데 7위에 그친다.

BABIP(인플레이 타구 타율)도 문제다. 지난해 0.383에서 올해 0.346으로 떨어졌다. BABIP는 타자의 타구 질이 큰 영향을 끼치지만, 한편으로는 운의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성과에 ‘운’이라는 거품이 낀 것 아니냐는 의심이 뒤따르는 이유다.
특히나 레이예스는 땅볼이 많은 선수다. 최근 2시즌 평균 50.8%의 땅볼 비중을 기록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1,000타석 넘게 들어선 29명 가운데 3번째로 높은 것이다. 땅볼 타구 특성상 BABIP의 하락은 치명적이다. 여기에 레이예스 본인의 아쉬운 수비력도 발목을 잡는다.

더 큰 문제는 롯데 타선이 ‘소총 군단’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홈런 생산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이다. 안타를 위주로 경기를 풀어 나가야 하는데, 사이클이 떨어지면 지난 8월처럼 타선 전체가 침체에 빠질 우려가 있다.
그럴 때 장타력이 좋은 선수가 한 방씩 쳐서 분위기를 풀어야 한다. 보통 그 역할을 외국인 타자가 하는 팀이 많으나 롯데는 레이예스 역시 ‘소총수’에 가깝다는 점이 문제다. 이런 탓에 레이예스를 포기하고 홈런을 많이 쳐낼 수 있는 선수를 데려오자는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달리 말하면 토종 선수들의 장타력이 좋아지면 굳이 레이예스를 바꿀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도 된다. 때마침 롯데는 ‘이대호 후계자’ 한동희가 전역해 선수단에 합류할 예정이다. 롯데가 필요로 하던 ‘한 방’을 보충할 가능성이 있다.


전직 선수들 역시 재계약에 긍정적이다. 전직 국가대표 투수 윤석민은 지난 14일 본인의 유튜브 채널인 ‘사이버 윤석민’에서 “(기록이) 더 좋은 선수를 데려온다 한들 변수가 너무 많아 레이예스만큼 잘할지 알 수 없다”라며 레이예스를 재계약하는 것이 나으리라 바라봤다.
롯데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최준석도 함께 출연한 영상에서 “재계약을 해야 한다고 본다. 홈런이 많지 않아도 안타를 꾸준히 쳐내고 찬스를 놓치지 않는다”라며 “홈런을 많이 치면서 안타를 많이 칠 수 있는 선수 찾기도 힘들다”라고 강조했다.
이러나저러나 최종 결정을 내리는 것은 롯데 구단이다. 검증된 레이예스와의 동행, 또는 변화를 줄 수 있는 새 얼굴의 영입. 과연 어떤 선택지를 고르게 될까.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유튜브 '사이버 윤석민' 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