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태가 폰세를 이긴다?’ 비현실적이었는데, 더는 아니다…드라마 쓰는 ‘코디 폰태’, 삼성 KS까지 보낼까

[SPORTALKOREA] 한휘 기자= 올가을 최고의 ‘반전 드라마’를 쓰고 있는 최원태(삼성 라이온즈)가 과연 큰 산을 넘고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끌 수 있을까.
삼성은 오는 2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2025 신한 SOL뱅크 KBO 플레이오프 5차전 선발 투수로 최원태를 예고했다. 이에 맞서는 한화 이글스는 코디 폰세가 출격한다.

‘가을 최원태’라는 단어만 나와도 팬들이 한숨을 쉬던 때가 있었다. 2016년 데뷔 후 현재까지 통산 86승을 올리며 굵직한 족적을 남긴 최원태지만, 포스트시즌만 되면 그간의 좋은 모습을 잃고 부진에 시달리기 일쑤였다.
키움 히어로즈 시절이던 2019년 첫 가을야구부터 3경기 7이닝 12실점이라는 최악의 투구로 팀의 준우승을 지켜봐야 했다. 2022년에는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호투했으나 현재 팬들의 기억에 남은 모습은 SSG 랜더스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김강민에게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맞은 것이다.
2023년 LG 트윈스로 이적한 후로도 2년 내내 제 경기력을 선보인 적이 없다. 이런 탓에 올 시즌 전까지 최원태의 통산 포스트시즌 성적은 17경기(6선발) 25이닝 2승 1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11.16으로 부진을 넘어 처참한 수준이었다.
최원태는 올 시즌을 앞두고 삼성 라이온즈와 4년 총액 70억 원이라는 대형 FA 계약을 맺었다. 수많은 의문점과 우려가 따랐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가을야구에서의 부진일 정도로 ‘악명’이 높았다.

올해도 가을의 악몽이 이어지는 듯했다. 6일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7회 초 구원 등판했으나 첫 타자 맷 데이비슨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냈다. 이어 권희동에게 초구 볼을 던진 후 강판당했다. 투구 수는 단 4개였다.
이날의 여파로 멘탈이 크게 흔들린 탓에 박진만 삼성 감독은 2차전 출전 명단에서 최원태를 빼버렸다. 투수 한 명이라도 더 필요한 상황에서 전날 공을 4개밖에 안 던진 선수를 제외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런데 이후 ‘반전’이 시작됐다. 9일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2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개인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이닝 기록을 갈아치우고 데일리 MVP에도 선정됐다.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호투였다. 최원태의 호투로 1차전을 가져간 삼성은 흐름을 이어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업셋’을 완성하고 플레이오프 무대에 안착했다.

한화를 상대로도 최원태의 호투는 멈추지 않았다. 19일 원정 2차전에서 7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쾌투를 선보였다. 덕분에 1차전을 내준 삼성이 곧바로 반격하며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릴 수 있었다.
2번의 호투 덕에 최원태의 포스트시즌 통산 평균자책점은 7.58로 떨어졌다. 올해만 따로 놓고 보면 평균자책점 0.69(13이닝 1실점)로 다른 사람이 된 듯하다. 이미 ‘최원태인(최원태+원태인)’, ‘코디 폰태(코디 폰세+최원태)’와 같은 긍정적인 새 별명이 줄을 잇는다.

공교롭게도 별명의 유래가 된 폰세를 절체절명의 5차전에서 상대한다. 사실 평소라면 모두가 폰세의 손을 들었을 매치업이다. 정규시즌 최원태가 8승 7패 평균자책점 4.92에 그쳤던 반면에 폰세는 투수 ‘트리플크라운(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을 달성한 리그 최고의 투수기 때문.
실제로 7월 30일 둘의 맞대결에서 최원태가 7이닝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된 사이 폰세는 6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 투수가 됐다. 심지어 그간 가을에 약했던 최원태인 만큼, 격차가 더 크게 느껴졌으리라.
하지만 이젠 다르다. 폰세가 1차전에서 6이닝 6실점(5자책)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최원태는 그간의 오명을 씻고 ‘가을 남자’로 거듭났다. 이제 최원태가 폰세를 이긴다고 해도 놀랄 일이 아니다. 과연 운명은 누구의 손을 들어 줄까.

사진=삼성 라이온즈, 한화 이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