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당장 MVP 주지?” 오타니도 못 해본 ‘이도류 전설’도 그저 감탄뿐…“그가 새로운 문을 열었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도 경험하지 못한 ‘2종목 이도류’를 해낸 ‘전설’도 오타니의 활약에는 감탄할 수밖에 없다.
콜로라도 볼더 대학교 미식축구팀인 콜로라도 버펄로스의 감독 디온 샌더스는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각) 진행한 구단 주간 기자회견에서 오타니의 활약상에 관한 질문을 듣고는 “상상도 못 할 일들을 해내고 있다”라고 감탄했다.

미식축구 지도자에게 야구 관련 질문이 날아든 데는 이유가 있다. 샌더스는 오타니 이전에 ‘이도류’로 이름을 날린 인물이다. 그것도 오타니와 같이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는 것이 아닌, 2개의 프로스포츠 종목을 동시에 뛰는 믿기 힘든 일을 해냈다.
샌더스는 1989년 뉴욕 양키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해 2001시즌까지 4개 구단을 오갔다. 통산 641경기에서 타율 0.263 39홈런 168타점 186도루 OPS 0.711의 성적을 남겼다. 타격은 평범하나 발이 빠르고 수비가 좋은 ‘쌕쌕이’ 스타일의 외야수로 뛰었다.

그런데 이와 동시에 내셔널 풋볼 리그(NFL)에서 프로 선수로도 활약했다. 1989년부터 2005년까지 뛰며 2번의 슈퍼볼 우승을 차지했다. 야구선수로는 비교적 평범한 커리어를 보냈지만, 미식축구계에서는 역대 최고의 코너백을 꼽을 때 항상 언급되는 선수로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그의 별명인 ‘프라임 타임(Prime Time, 황금시간대)’ 역시 NFL에서 붙은 것이며, 2011년에는 명예의 전당에도 헌액됐다. 이러한 이력 덕에 월드 시리즈와 슈퍼볼에 모두 출전한 유일한 인물이라는 진기록도 남겼다.


어찌 보면 비슷한 시기에 마찬가지로 ‘투잡’을 뒨 보 잭슨과 함게 종목을 넘나드는 ‘이도류’의 원조 격이라고 할 수 있는 선수다. 그래선지 오타니가 MLB를 평정하기 시작한 이래로 샌더스를 향해 오타니에 관한 질문이 날아들기도 한다.
이번에 샌더스가 받은 질문은 지난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NLCS) 4차전에 관한 내용이었다. 당시 오타니는 투수로 6이닝 10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타자로는 3타수 3홈런을 터뜨리는 활약으로 전 세계 야구인들을 경악에 빠뜨렸다.
이러한 활약을 봤냐는 기자의 질문에 샌더스는 간단하게 대답했다. “경기 중에 MVP 줘야겠는데”라는 것이었다.
뒤이어 ‘오타니의 활약이 모든 프로스포츠 역사상 개인이 선보인 한 경기 최고의 활약이라는 의견이 있다’라고 질문이 이어졌다. 이번에는 신중한 답이 이어졌다. 그러면서도 오타니에 대한 호평은 멈추지 않았다.

샌더스는 “오타니는 정말 상상도 못할 일을 해내고 있다”라며 “내가 스포츠 전반에 대한 일을 다 기억할 수는 없기에 ‘모든 프로스포츠’라고 언급할 수는 없지만, 믿을 수 없는 활약이다. 믿을 수 없다”라고 답했다.
이어 “(내 현역 때와는 다르게) 모두 시속 95마일이 넘는 공을 던지고 대포를 날리던데”라고 너털웃음을 지은 뒤 ”여러 투수가 겸업을 시도할 수 있지만, 그것을 허락받는 일은 드물다. (오타니가) 그들을 위해 새로운 문을 열었다“라고 평가했다.
디비전 시리즈부터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오타니는 저 한 경기의 활약으로 NLCS MVP에 선정됐다. ‘원조 이도류’에게도 극찬받은 오타니가 과연 올해도 월드 시리즈 우승 반지를 손에 넣을 수 있을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