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58억짜리 망한 계약인 줄 알았는데! '일시불 상납' 게레로 주니어, 스프링어, 호프먼 32년 만의 월드시리즈 진출 이끌어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중요한 순간 힘을 발휘하며 32년 만의 월드시리즈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토론토는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7차전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경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토론토는 지난 1993년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처음으로 아메리칸리그 챔피언 타이틀을 땄다.

2025 시즌이 개막하기 전, 토론토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타이틀은커녕 포스트시즌 진출도 쉽지 않은 팀이었다. 여러 매체에서는 토론토를 지구 최하위 후보로 꼽기도 했다. 월드시리즈 전력에 코디 벨린저, 맥스 프리드가 가세한 뉴욕 양키스, 어린 유망주들이 전성기를 만개할 볼티모어 오리올스, 개럿 크로셰를 영입해 1선발을 해결한 보스턴 레드삭스, 그리고 늘 강한 탬파베이 레이스까지. 동부지구에는 하나같이 만만한 상대가 없었다.
그럼에도 토론토는 꿋꿋하게 나아갔다. '2세 볼'의 주인공 보 비솃과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팀을 이끌었다. 앤서니 산탄데르 카드는 실패했지만, 선발진과 타선이 절묘한 조화를 이뤘다.
게레로 주니어는 시즌 도중 14년 5억 달러(약 7,155억) 계약을 맺고 더 성숙해졌다. 책임감을 가졌고, 토론토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는 신념으로 팀을 대했다. 그리고 지난해까지 실패작이었던 조지 스프링어가 살아났다. 지난 2021년 6년 1억 5,000만 달러(약 2,146억 원) 계약을 맺은 그는 무려 35세 시즌에 회춘했다. 타율 0.309 32홈런 84타점 OPS 0.959라는 믿을 수 없는 성적으로 리그를 지배했다.

게레로 주니어와 스프링어는 포스트시즌에서도 훨훨 날았다. 게레로 주니어는 포스트시즌 11경기에서 타율 0.442 6홈런 12타점 OPS 1.440을 찍고 챔피언십시리즈 MVP에 올랐다. 게다가 양키스와의 디비전시리즈에선 '천적' 관계를 과시하기도 했다. 스프링어는 결정적인 순간 불타올랐다.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님에도 7차전 1-3으로 뒤진 7회 역전 3점 홈런을 날렸다.

그리고 마지막을 장식한 선수는 제프 호프먼이었다. 마무리 보강을 위해 지난겨울 3년 3,900만 달러(약 558억 원)에 맞손을 잡은 호프먼은 정규 시즌 71경기에 나서 9승 7패 33세이브 평균자책점 4.37에 그쳤다. FIP(수비 무관 평균자책점)는 4.90에 이르러 '실패한 계약'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챔피언십시리즈 호프먼은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다. 4경기에 나서 5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잡고 점수는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가장 필요했던 순간 나타나 제 몫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게레로 주니어, 스프링어, 호프먼은 오는 25일부터 열리는 LA 다저스와의 월드시리즈에서도 활약을 이어가려 한다. 만약 이들이 32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한다면 이들에게 투자한 6억 8,900만 달러(약 9,858억 원)는 전혀 아깝지 않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