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지→랄리→오타니·야마모토' 싱글A 출신 루키 투수의 도장깨기, WS에서도 성공할까?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루키 투수 트레이 예세비지가 월드시리즈에서 선발로 나설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는 아마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불과 6개월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지난 2024년 메이저리그(MLB)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0순위로 입단한 예세비지는 이번 시즌이 시작하기 전까지 평범한 유망주 투수에 불과했다. 2003년생의 젊은 선수는 'MLB 파이프라인' 평가에서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스플리터 구종에서 평균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아 오는 2026시즌 메이저리그에 데뷔할 것으로 예상됐다.

예세비지는 예상대로 이번 시즌 싱글 A에서 출발했다. 7경기에 선발로 나서 3승 평균자책점 2.31을 기록한 그는 곧바로 상위 싱글 A로 승격했다. 이후 4경기에서 놀라운 탈삼진 능력과 함께 평균자책점 1.56을 기록하자 더블 A로 한 단계 더 올라갔다.
더블 A에서 예세비지는 고전했다. 30이닝을 던지면서 볼넷을 11개나 내주는 등 제구 난조를 겪으며 평균자책점이 4.50으로 치솟았다. 하지만 토론토는 또 예세비지를 트리플 A로 승격시킨 뒤 지난 9월 선발 투수가 부족해지자 그를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등록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했다.

데뷔전에서 탬파베이 레이스를 상대로 5이닝 1실점을 기록해 합격점을 받은 예세비지는 단 3경기만 뛰고 포스트시즌 2선발로 낙점받았다. 토론토는 예세비자가 최대한 홈에서 팬들의 응원을 받고 부담 없이 뛸 수 있도록 로테이션을 조정했다.
그리고 예세비지는 펄펄 날았다. 뉴욕 양키스와의 디비전시리즈 첫 경기부터 5⅓이닝 11탈삼진 무실점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남겼다. 애런 저지를 비롯한 양키스 타선은 그의 떨어지는 스플리터와 슬라이더를 구분하지 못해 헛스윙을 연발했다.
포스트시즌 첫 승을 예세비지는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챔피언십시리즈 2차전에선 4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다. 하지만 2번 당하진 않았다. 6차전 일리미네이션 게임에서 5⅔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특히 3, 4, 5회 위기 상황에서 모두 병살타로 이닝을 정리한 장면은 압권이었다.

저지와 칼 랄리(시애틀)라는 리그 MVP 후보를 차례로 격침한 예세비지는 이제 '야구의 신' 오타니 쇼헤이를 상대한다. 다저스는 오타니뿐만 아니라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 윌 스미스, 키케 에르난데스 등 그가 넘어야 할 산이 한 둘이 아니다.
또 예세비지는 세계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맞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신인으로 최저 연봉을 받는 예세비지는 지난 9월에 로스터에 합류했기에 리그에서 가장 돈을 적게 번 투수 중 한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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