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한화 老감독의 승부수, 5차전까지 바라봤나?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누구도 쉽게 예상할 수 없었던 카드였다. 오직 김경문 한화 감독의 머릿속에서만 그렸던 그림이다.
한화 이글스는 지난 21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플레이오프 3차전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5-4로 승리했다.
이날 한화는 선발 투수로 류현진이 나왔다. 3회까지 무결점 투구를 펼치며 완벽에 가까웠던 그는 4회 말 김영웅에게 역전 3점 홈런을 맞은 데 이어 김태훈에게 솔로 홈런까지 허용해 순식간에 4점을 내주고 흔들렸다.

그러자 한화는 5회부터 불펜을 기용했다. 지난 1차전에서 영웅으로 등극했던 김범수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여차하면 6회까지 책임질 예정이었으나 선두 타자 김영웅을 볼넷으로 내보내자 김경문 감독은 승부수를 띄웠다. 당시 불펜에서 몸을 푼 선수는 문동주와 정우주. 5-4로 앞선 상황에서 확실한 1승을 원했던 한화의 선택은 문동주였다.
6회부터 등장한 문동주는 활활 타오르는 삼성 타선에 찬물을 끼얹었다. 150km/h 대 중후반의 패스트볼과 각이 큰 포크볼로 수많은 헛스윙을 유도했다. 6~7회를 무실점으로 막은 데 이어 8회를 넘어 9회에도 등장했다. 결국 4이닝 58구 6탈삼진 무실점이라는 성적으로 구원승을 따냈다.

지난 1차전에서도 구원 투수로 등판해 2이닝을 무실점으로 잠재웠던 문동주는 당초 4차전 선발로 나설 것이 유력했다. 마치 LA 다저스의 타일러 글래스나우처럼 1차전에서 불펜 세션 대신 구원 투수로 출전해 구위를 점검한 뒤 4차전에 등판하는 루틴은 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감독의 선택은 '로버' 문동주였다. 마무리 김서현이 흔들리면서 한화의 불펜이 약했기 때문에 선발 1+1 전략을 활용한 것. 그리고 구위가 가장 좋은 문동주를 핵심으로 낙점했다.

한화는 대신 4차전 선발로 신인 정우주가 나선다. 정우주는 이번 시즌 2차례 선발로 나서 2⅓, 3⅓이닝씩을 소화했기에 이번에도 짧은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뒤 황준서가 배턴을 이어받을 공산이 크다.
4차전을 내주더라도 한화는 여유가 있다. 5차전 선발로 코디 폰세가 나서며, 이틀을 쉬기 때문에 문동주가 다시 한번 구원 투수로 대기한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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