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0억 받고 10블론’ 다저스 최악의 먹튀 투수, WS 로스터 합류할까…“이제 건강하니 던질 수 있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정규시즌 극심한 부진으로 LA 다저스 팬들의 속을 썩인 태너 스캇이 월드 시리즈 로스터에 합류할까.
스캇은 2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팀 훈련에 참여했다. 얼마 전 하체 부위에 농양이 발생해 제거 수술을 받았고, 오래 지나지 않아 정상적으로 선수단에 복귀해 불펜 투구를 진행했다.

스캇은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내셔널리그(NL) 디비전 시리즈가 한창이던 9일 4차전을 앞두고 저스틴 로블레스키와 교체돼 로스터에서 제외되고 수술을 받았다. 규정에 따라 NL 챔피언십 시리즈(NLCS) 로스터에는 합류할 수 없었고, 월드 시리즈에 맞춰 복귀를 준비한다.
구체적인 설명 없이 “단순한 감염일 뿐이었다. 타이밍이 나빴다”라고 언급한 스캇은 “이제 건강하니 뛸 수 있다. 그것뿐”이라고 말했다.
다만 회복이 끝나가는 것과 별개로 로스터 복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정규시즌 내내 부진하며 다저스 ‘불펜난’의 원인이 됐던 데다, 포스트시즌 들어 한 번도 출전하지 않을 만큼 사실상 ‘전력 외’ 판정을 받은 상태다.

스캇은 지난해까지 마이애미 말린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리그 정상급 좌완 불펜 요원으로 활약했다. 2시즌 평균 73경기 75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04라는 훌륭한 성적을 남겨 주가를 대거 끌어올리고 FA 자격을 얻었다.
이에 불펜 보강을 원하던 다저스가 접촉했다. 4년 7,200만 달러(약 1,030억 원)라는 큰 금액을 안겼다. 셋업맨과 마무리 어떤 역할이든 소화할 수 있어 기대를 모았고, 다저스 필승조의 줄부상으로 인해 마무리 보직을 부여받았다.
4월까진 호투했다. 그런데 5월부터 심한 기복에 시달렸다. 6월 들어 안정을 찾는 듯했으나 7월부터는 다시 부진에 시달렸다. 부상까지 겹치며 한 달가량 공백기도 가졌다. 복귀 후로도 좀처럼 기대하던 경기력을 선보이지 못했다.
올 시즌 스캇의 성적은 61경기 57이닝 1승 4패 23세이브(10블론) 평균자책점 4.74다. 10개의 블론세이브는 2001년 제프 쇼(9블론)를 넘어선 21세기 다저스 역사상 최악의 기록이다. 장기 계약 첫해부터 팬들의 속을 썩였다.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 레퍼런스’가 측정한 스캇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은 -0.6으로 차라리 등판하지 않는 것이 팀에 도움 되는 수준이었다. WPA(승리 확률 기여도)는 -2.0으로, 포스트시즌에 오른 MLB 12개 구단 소속 선수 중 최하위다.
이러한 스캇의 부진에 더해 커비 예이츠, 블레이크 트라이넨과 같은 다른 베테랑들도 제 역할을 못 했다. 에반 필립스와 브루스더 그라테롤은 장기 부상으로 자취를 감췄다. 이런 탓에 다저스 불펜 평균자책점은 4.27로 NL 15개 구단 중 11위에 그쳤다.

결국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시즌 막판 부상에서 돌아온 사사키 로키를 마무리 투수로 기용하는 강수를 뒀다. 그리고 사사키는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13(8이닝 1실점)에 세이브 3개를 수확하며 다저스의 뒷문 고민을 지워주고 있다.
이에 스캇은 포스트시즌 로스터에만 이름을 올렸을 뿐 출전하지 못했다. 좌완 필승조 역할은 알렉스 베시아, 추격조는 앤서니 반다가 맡고 있다. 그러다가 농양 발생이 겹치며 NLCS 로스터에는 들어가지도 못했다.
건강을 회복했어도 스캇이 다저스 로스터에 돌아올지 장담하기 힘든 이유다. 과연 ‘1030억 먹튀’라는 오명을 씻을 기회가 그에게 주어질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