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다저스가 ‘비상’이라고? ‘우승 확률 100%’의 그들이 온다…32년 전 ‘끝내기’ 영광 재현할 수 있을까

[SPORTALKOREA] 한휘 기자= ‘확률 100%’의 징크스를 상대하는 일은 정말 껄끄러울 것이다. 설사 그것이 LA 다저스라고 해도 말이다.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21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2025 메이저리그(MLB)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ALCS) 7차전에서 4-3으로 이겼다.

토론토는 1회 선취점을 내주고 곧바로 균형을 맞췄지만, 3회와 5회 연달아 홈런을 맞고 2점 차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어졌다. 하지만 7회 말 조지 스프링어가 장내를 전율케 하는 역전 스리런포로 승부를 뒤집었고, 불펜진이 8~9회를 잘 막아내며 승리를 완성했다.
원정에서 5차전을 내주고 2승 3패의 불리한 입지에 놓였던 토론토는 홈에서 열린 6~7차전을 전부 잡는 ‘역전극’을 만들어내며 끝내 AL 정상에 섰다. 1993년 이후 무려 32년 만에 월드 시리즈 초대장을 받았다.
이제 토론토는 휴식과 이동, 미디어 데이 등으로 3일간의 재정비 기간을 갖는다. 그리고 25일 홈에서 내셔널리그(NL) 챔피언 LA 다저스를 상대로 월드 시리즈 1차전에 나선다.
사실 월드 시리즈에 오르기까지 적잖은 출혈을 감내한 토론토다. 안 그래도 7차전까지 오면서 체력 소모가 심한 가운데, 이번 경기에서는 ‘에이스’ 케빈 가우즈먼에 ‘베테랑’ 크리스 배싯까지 선발 자원을 불펜에 총동원해 간신히 승리를 따냈다.

이와 달리 다저스는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NL 챔피언십 시리즈(NLCS)를 4전 전승으로 마치며 무려 6일의 휴식을 보장받았다. 4경기 내리 선발 투수들이 워낙 잘 던진 덕에 분위기도 하늘을 찌를 듯하다.
다저스에 웃어주는 요인이 적지 않다. 하지만 다저스도 작지 않은 부담감 속에 토론토를 상대해야 한다. 객관적 전력이 더 낫다는 평가와는 별개로, 정규시즌 성적은 토론토가 근소하게 좋았다.

무엇보다도 토론토는 ‘확률 100%’의 기분 좋은 징크스를 안고 다저스를 만나러 온다. 그간 토론토가 월드 시리즈 무대를 밟으면 항상 우승 트로피를 들고 시즌을 마쳤다.
1977년 리그에 참여한 토론토는 1992년 창단 15년 만에 처음으로 AL을 제패하며 월드 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NL 우승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상대로 1차전을 내줬으나 2~4차전을 전부 쓸어 담았고, 6차전에서 연장 11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이기며 우승을 완성했다.
이듬해 한 번 더 월드 시리즈에 진출해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상대했다. 3승 2패로 앞선 6차전, 홈에서 1점 차로 지고 있던 토론토는 9회 말 조 카터의 끝내기 스리런 홈런으로 극적으로 우승을 확정했다.

MLB 역사상 월드 시리즈를 마무리한 끝내기 홈런은 카터 이후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이러한 진기한 장면과 함께 토론토는 월드 시리즈 2연패에 성공했다. 그리고 토론토는 오랜 시간 동안 다시 월드 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했다.
그 대신 2번 진출한 월드 시리즈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해 ‘우승 확률 100%’라는 진기록을 남겼다. 그로부터 32년이 지나 오랜만에 정상 공격에 나선다. 카터의 기억을 품에 안은 토론토가 과연 기분 좋은 징크스와 함께 다저스를 넘어설 수 있을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