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빠던’ 기운 이어받았나? 다저스 상대 7차전에서 정해진다…캐나다 돌아온 토론토 4점 차 ‘낙승’

[SPORTALKOREA] 한휘 기자= 메이저리그(MLB) 역사에 남을 ‘빠던’의 기운이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전달된 걸까.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했다.
토론토는 20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2025 MLB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ALCS) 6차전에서 6-2로 이겼다. 이 승리로 두 팀의 ALCS 전적은 3승 3패 동률이 됐다.
2연패 후 2연승을 질주하던 토론토는 지난 18일 열린 5차전에서 역전패를 헌납하며 2승 3패로 탈락 위기에 몰렸다. 월드 시리즈 진출을 위해서는 홈에서 남은 2경기를 모두 잡아내는 ‘역전극’을 완성해야 했다. 쉽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토론토는 이날 경기 시구자로 특별한 인물을 초청했다. 호세 바티스타다. 바티스타는 2010~2015시즌 6년간 토론토에서 828경기 타율 0.268 227홈런 582타점 OPS 0.945라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남겨 리그 최고의 우타 거포로 활약했다.
그런데 토론토가 바티스타를 이날 섭외한 것은 그가 단순히 ‘레전드’여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 바티스타는 토론토 유니폼을 입고 MLB 포스트시즌 역사에 남을 명장면을 만들어낸 선수다.
때는 바야흐로 2015년. 텍사스 레인저스를 상대로 AL 디비전 시리즈(ALDS)를 치르던 토론토는 2승 2패 상황에서 5차전에 돌입했다. 그런데 동점이던 7회 초 포수 러셀 마틴이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렀고, 텍사스 벤치의 어필이 받아져 득점이 인정되며 경기장 분위기가 과열됐다.


그런 가운데 7회 말 텍사스가 연이은 수비 실책으로 자명하며 토론토에 기회가 왔고, 바티스타가 텍사스 필승조 샘 다이슨을 상대로 역전 스리런 홈런을 날렸다. 그리고 MLB에서 볼 수 없던 수준의 성대한 ‘배트 플립’을 작렬했다.
이 ‘빠던’은 이듬해 정규시즌 맞대결에서의 벤치 클리어링, 그리고 루그네드 오도어와의 ‘주먹질’로 이어질 정도로 큰 파장을 몰고 왔다. 한편으로는 배트 플립에 극도로 보수적이던 MLB의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진 계기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토론토가 ‘엘리미네이션 게임’에서 바티스타를 시구자로 불러온 것은 탈락 위기에서 팀을 구하고 명장면을 만든 10년 전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함도 있었으리라. 그래서일까. 토론토는 바티스타의 ‘빠던 기운’을 받았는지 낙승을 거두고 기사회생에 성공했다.

2회 말 애디슨 바저와 아이재아 카이너팔레파의 연속 적시타로 먼저 2득점한 토론토는 3회 바저의 투런포를 더해 4점 차까지 달아났다. 5회 말에는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까지 좌측 담장을 넘기며 5-0으로 우위를 점했다.
마운드에서는 신인 투수 트레이 예세비지가 놀라운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이며 5⅔이닝 6피안타(1피홈런) 3볼넷 7탈삼진 2실점으로 선전했다. 이후 7회 말 상대 폭투 덕에 추가점까지 내며 6-2 승리를 완성했다.
바티스타를 시구자로 초청한 덕일까. 토론토가 결정적인 홈런들로 시애틀을 무너뜨린 것, 시애틀이 연이은 실책으로 자멸한 것 모두 10년 전 토론토가 텍사스에 역전승을 거둔 그 경기를 연상케 했다.
이제 승부는 7차전으로 향한다. 1993년의 영광을 노리는 토론토가 과연 32년 만에 AL ‘챔피언’ 타이틀을 따내고 LA 다저스가 기다리는 월드 시리즈로 향할 수 있을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