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중독, 혼수 상태'..."수술대 위에서 죽었었다" 월드컵 4강 신화 쓴 英 레전드, "치료…

[SPORTALKOREA] 김경태 기자= 잉글랜드의 전설 폴 개스코인이 말 그대로 '죽다 살아난' 경험을 허심탄회하게 고백했다.
영국 매체 '더선'은 19일(한국시간) "개스코인이 12년 전 미국 애리조나의 한 재활 클리닉에서 알코올 중독 치료 도중 심장이 멎었다가 '죽음에서 돌아왔다'고 털어놨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18일간의 인공 혼수 상태에 놓였고, 당시 의사들이 그를 살리기 위해 직접 심장에 주사를 놓았다"고 덧붙였다.


개스코인은 1980년대와 1990년대 잉글랜드 축구를 대표하던 전설이었다. 뉴캐슬 유나이티드 FC, 토트넘 홋스퍼 FC 등에서 활약하며 득점왕에 오르는 등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대표팀에서도 족적을 남겼다. 1987년 잉글랜드 U-21 대표팀에 처음 발탁돼 데뷔전인 모로코전에서 프리킥 골을 기록하며 두각을 나타냈고, 1990 국제축구연맹(FIFA)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중원의 핵심으로 활약하며 팀의 4강 진출을 이끌기도 했다.

다만 은퇴 후 인생은 추락의 연속이었다. 알코올 중독과 더불어 정신 건강 문제로 수차례 입원 치료를 반복했다. 그러던 2013년 건강이 악화된 개스코인은 금단 증세로 혼수 상태에 빠졌었다. 다행히 의사들의 조치 끝에 생명을 건졌지만, 당시 그가 사망했다는 가짜 소문이 퍼질 정도로 상황은 심각했었다.
'더선'에 따르면 그때를 떠올린 개스코인은 영국 매체 '미러'와의 인터뷰에서 "애리조나에서 수술대 위에서 심장이 멎었을 때, 정말 무서웠다. 의사들이 나를 다시 살려냈다고 했다. 정신을 차렸을 땐 약에 완전히 취해 있었다.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괜찮아, 회복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뉴캐슬로 돌아왔을 때 한 여성이 길거리에서 나를 보고 거의 기절할 뻔했다"며 "그녀가 '당신 죽은 줄 알았다'고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개스코인이 죽었다'는 메시지가 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의 기억은 개스코인의 인생에 전환점이 됐다. 그는 "다른 재활원에 갔더라면 아마 죽었을 것이다. 그때의 일은 거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재발할 때마다 일부러 금단의 고통을 느끼려 '콜드 터키(단번에 끊는 방법)' 방식을 택하곤 한다. 애리조나에서는 무섭긴 했지만, 약물에 취해 있어서 제대로 느끼지도 못했다. 그곳에 2주일 더 머물렀고, 얼마나 끔찍했는지 잊지 않기 위해서 지금도 가끔 그때를 상기하려고 들르곤 한다"며 "의사들이 내가 죽었다고 했다. 약 때문에 몸이 휘청거렸고, 18일 동안 혼수상태에 있다가 깨어났을 때는 날짜조차 몰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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