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맛에 유망주 다 털어서 영입했다! 이적 후 부진 거듭했던 수아레스, 결정적인 순간 2홈런 5타점 맹타, 시애틀 '신의 한 …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에우헤니오 수아레스(시애틀 매리너스)가 그동안의 설움을 모두 털어내는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수아레스는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T-모바일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5차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경기에서 6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2회 말 첫 타석부터 수아레스는 심상치 않은 기운을 뿜었다. 선발 투수 케빈 가우스먼의 한가운데로 몰린 패스트볼을 정확하게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솔로 홈런으로 연결했다.
수아레스의 홈런 이후 시애틀은 득점을 추가하지 못했다. 그 사이 토론토가 5, 6회 각각 1점을 올리며 역전에 성공했다. 이대로라면 홈에서 3연패 스윕을 당할 위기에 직면했다.

시애틀은 8회 선두 타자로 나선 칼 랄리가 좌측 펜스를 넘기는 동점 홈런을 날렸다. 이어 호르헤 폴랑코, 조시 네일러, 랜디 아로자레나가 3연속 출루에 성공해 만든 무사 만루 기회에서 수아레스는 상대 투수 세란토니 도밍게스의 시속 98.5마일(약 158.5km) 패스트볼을 가볍게 밀어 쳤다. 그리고 이 공은 오른쪽 펜스를 살짝 넘어가면서 승부를 결정짓는 만루 홈런으로 연결됐다.
수아레스의 홈런으로 시애틀은 토론토를 6-2로 꺾고 홈에서 귀중한 1승을 챙겨 3승 2패로 창단 첫 월드시리즈까지 한 걸음을 남겨뒀다.

이번 시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출발한 수아레스는 최고의 페이스를 보이며 절정의 기량을 과시했다. 전반기까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와 내셔널리그(NL) 홈런왕 경쟁을 펼치며 FA 대박을 향해 성큼 다가섰다.
다만 애리조나와 동행을 이어갈 수는 없었다. 애리조나가 가을 야구 진출을 일찌감치 포기했기 때문이다. 이에 수아레스는 트레이드 시장에 매물로 나왔고, 랄리와 합을 이룰 거포가 필요했던 시애틀이 그를 낚아챘다. 수아레스는 트레이드 당시 이미 36홈런 87타점을 기록해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많은 홈런을 치고 시즌 도중 트레이드가 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시애틀에서의 수아레스는 애리조나 때와는 180도 달랐다. 타율은 물론 기대했던 한 방과 장타마저 나오지 않았다.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져 타율 0.189 13홈런 31타점에 그쳤다. 기대했던 50홈런 고지도 밟지 못하고 정규시즌을 마쳤다.
이대로 실패로 끝나는 것처럼 보였던 수아레스 트레이드는 가장 중요한 순간 효과를 봤다. 만약 그가 6차전에서도 의미 있는 한 방으로 팀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이끈다면 트레이드는 실패가 아닌 성공으로 기억될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