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격’ MLB 최강팀 득점력이 ‘홍명보호’ 수준이라니…축구단이 돼버린 밀워키, 56년 만의 우승 꿈도 ‘물거품’

[SPORTALKOREA] 한휘 기자= 메이저리그(MLB) 최고의 성적을 올린 팀의 득점력이 축구 경기 수준으로 급감할 줄 그 누가 알았을까.
밀워키 브루어스는 1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2025 MLB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NLCS) 4차전 경기에서 1-5로 졌다. 이 패배로 밀워키는 시리즈 전적 0승 4패로 탈락했다.
이번 시리즈 내내 발목을 잡던 타선이 또 문제가 됐다. 다저스 선발 투수로 나선 오타니 쇼헤이를 공략하지 못했다. 5회까지 안타 2개와 볼넷 3개를 골랐으나 점수로 이어지지 않았다. 4회에 무사 2루라는 절호의 기회를 놓친 것이 너무나도 뼈아팠다.
7회에도 무사 1, 2루 기회를 잡았으나 바뀐 투수 알렉스 베시아를 공략하지 못했다. 8회에 한 점을 뽑았으나 너무 늦었다. 투타 양면에서 펄펄 난 오타니의 맹활약에 지긋이 눌렸다. 패전의 멍에를 썼다.

정규시즌 밀워키는 ‘다저스 킬러’였다. 한창 분위기가 좋던 7월에 6차례 만나 전부 이길 정도로 상성 관계를 확실히 잡았다. 이번 챔피언십 시리즈를 앞두고 밀워키의 손을 들어 주는 전문가가 적지 않았던 이유다.
더구나 정규시즌 성적만 봐도 밀워키가 한 수 위다. 애초에 밀워키는 올해 MLB 전체 승률 1위를 석권한 강호다. 정규시즌 97승 65패(승률 0.599)라는 호성적으로 1969년 창단 이래 시즌 최고 승률 신기록까지 세웠다.
이에 56년 만의 우승도 노렸다. 그런데 올해 6전 전승을 거둔 상대인 다저스를 상대로 패퇴했다. 심지어 한 경기도 잡지 못하고 전패로 시리즈를 마쳤다. 있을 수 없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됐다.

부진의 원인은 역시나 타선에 있다. 정규시즌 밀워키 타선은 팀 OPS 0.735(NL 6위), 팀 홈런 166개(9위) 등으로 특출나지 않은 지표를 보였다. 하지만 팀 득점은 806점으로 NL 2위에 달했다. 선수 개개인의 위압감이 부족할지언정 뛰어난 짜임새로 이를 보완했다.
디비전 시리즈만 하더라도 5경기 22득점으로 NL에서 가장 빼어난 득점력을 보였다. 팀 OPS도 0.753으로 올해 디비전 시리즈까지 진출한 8개 팀 가운데 가장 좋았다. 그런데 NLCS에 다다르자마자 거짓말같이 방망이가 식었다.
밀워키의 NLCS 팀 타율은 0.118(119타수 14안타)에 그친다. 이는 3경기 이상 치러진 단일 포스트시즌 시리즈에서 기록된 역대 최저 타율이다. 팀 OPS는 0.384에 팀 홈런도 단 1개뿐이었다.

그 결과는 처참한 득점력으로 이어졌다. 밀워키는 1차전부터 4차전까지 매일 단 1점을 얻는 데 그쳤다. 투수진은 2, 4차전에서 5실점 한 것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다저스 타선을 무난히 막아냈으나 타선이 이래서야 이길 동력을 만들 수 없었다.
경기당 1득점이면 웬만한 축구단 수준이다. 그마저도 공격력이 웬만큼 갖춰진 ‘빅클럽’들은 거뜬히 기록하고도 남는 지표다. 이달 A매치 주간에서 브라질(0-5 패)과 파라과이(2-0 승)를 상대한 홍명보 감독의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2경기 2득점을 기록했다. 명색이 세계 최고의 야구단이 홍명보호와 같은 득점력을 보인 셈이다.

선수 개개인으로 봐도 심각하다. NLCS 4경기에서 5타석 이상 들어선 선수 가운데 타율 2할 5푼, OPS 0.7을 넘긴 선수가 케일럽 더빈(타율 0.308 OPS 0.972) 단 1명이다. 타율 2할을 넘긴 선수, OPS 0.5를 넘긴 선수가 3명이다.
‘전직 MVP’ 크리스찬 옐리치도, ‘거포 2루수’로 발돋움한 브라이스 투랭도 타율 1할을 못 넘겼다. 심지어 트레이드 ‘히트 상품’ 앤드루 본은 12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믿던 도끼에 발등이 찍혔다. 동시에 밀워키의 창단 첫 우승이라는 꿈도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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