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율예 홈런이 벤치에 ‘예방주사’ 됐나, 김서현에게 2번의 믿음은 없었다…2실점 빠른 강판, 제모습 찾을 수 있을까

[SPORTALKOREA] 한휘 기자= 한화 이글스가 ‘예방주사’를 제대로 맞은 걸까. 김서현에게 2번의 믿음은 없었다.
김서현은 1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플레이오프 삼성 라이온즈와의 1차전 경기에 출전했으나 ⅓이닝 3피안타(1피홈런) 2실점으로 부진했다.
팀이 9-6으로 앞선 9회 초에 경기를 마무리하기 위해 등판한 김서현이다. 선발 투수 코디 폰세가 6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지만, 집중력을 발휘한 타선의 ‘몰아치기’와 구원 등판한 문동주의 호투로 승기를 잡아갔다.

그런데 김서현이 급격히 흔들렸다. 선두 타자 이재현에게 던진 바깥쪽 패스트볼이 홈런으로 이어졌다. 실투성 공은 아니었으나 이재현이 기다렸다는 듯 정확히 공을 맞혔다. 우중간 담장을 살짝 넘어갔다. 2점 차가 됐다.
김경문 한화 감독이 곧바로 마운드를 방문해 김서현을 다독였다. 그런데 이번엔 불운이 겹쳤다. 김태훈의 먹힌 타구가 좌익수 앞에 뚝 떨어지는 ‘텍사스 히트’가 된 것이다. 그나마 강민호를 유격수 땅볼로 잡았으나 그 사이 1루 대주자 홍현빈은 2루에 안착했다.
그리고 대타 이성규를 넘지 못했다.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 존 안에 말려 들어간 것을 이성규가 놓치지 않았다. 좌측 담장을 때리는 안타가 되며 홍현빈이 홈을 밟았다. 스코어는 9-8. 결국 김서현은 경기를 매듭짓지 못하고 강판당했다.
그나마 구원 등판한 김범수가 김지찬과 김성윤을 연달아 범타 처리하며 한화의 승리를 지켜냈다. 하지만 폰세와 함께 김서현이 와르르 무너진 것은 이번 시리즈 한화의 고민거리로 남게 됐다.

사실 올해 한화가 2위를 할 수 있던 데는 김서현의 성장이 정말 큰 몫을 했다. 시즌 초 주현상이 흔들리면서 대체 마무리를 맡았다가 그대로 정착했다. 전반기 42경기에서 1승 1패 1홀드 22세이브 평균자책점 1.55로 호투했다.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군림했다.
그런데 풀타임 첫 시즌을 보내는 여파가 후반기에 드러났다. 8월 월간 평균자책점이 8.44(10⅔이닝 10실점)에 달할 정도로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그나마 9월 들어 다시금 호투를 이어가며 안정을 찾았다. 한숨 돌리는 듯했다.

하지만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최악의 악몽을 겪었다. 지난 1일 SSG 랜더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5-2로 앞선 9회 말 출격했다. 그런데 3연투의 여파인지 구위와 제구 모두 정상이 아니었다. 결국 2아웃 이후 흔들리다가 현원회에게 추격의 투런 홈런을 맞았다.
김서현은 뒤이어 정준재까지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며 안정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한화 벤치는 움직이지 않았다. 불펜에 엄상백과 김종수가 있었음에도 김서현으로 밀어붙였다. 결과는 이율예의 끝내기 투런 홈런이었다.
이 홈런으로 한화가 정규시즌 공동 1위로 시즌을 마칠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졌다. 올해 한화 최고의 ‘히트 상품’이던 김서현은 수없는 비판에 시달리면서 정규시즌을 마무리했다. 한편으로는 김서현을 무리해서 기용한 한화의 투수 운용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절치부심한 김서현은 ‘명예 회복’을 노렸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데뷔전부터 급격히 흔들리며 경기를 망칠 뻔했다. 그리고 한화 벤치의 판단은 전과 달랐다. 이율예의 홈런이 ‘예방주사’가 됐는지 2번째 실점과 함께 김서현을 곧바로 강판했다. 2번의 믿음은 없었다.
한화 벤치가 전과 다른 판단으로 승리를 지킨 것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김서현이 좀체 살아나지 못하는 것은 앞으로의 경기들에서도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팀의 승리에도 김서현은 웃을 수 없었다. 과연 고비를 넘기고 전반기의 그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사진=뉴스1, 한화 이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