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는 오타니지만 숨은 공로자는 사사키” NEW 대마신 호투에 日 열도 잇몸 만개…“틀림없는 다저스의 수호신”

[SPORTALKOREA] 한휘 기자= LA 다저스의 월드 시리즈 진출에 여러 선수가 힘을 보탰지만, 새로운 마무리로 떠오른 이 선수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다저스 사사키 로키는 1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2025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NLCS) 4차전에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사사키는 팀이 5-1로 앞선 9회 초 마무리를 위해 출격했다. 첫 타자 윌리엄 콘트레라스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으나 앤드루 본과 살 프릴릭을 각각 우익수 뜬공, 2루수 땅볼로 정리했다. 이어 케일럽 더빈도 우익수 뜬공으로 정리하며 경기를 매듭지었다.
불펜 전환 후 첫 연투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컸다. 사사키는 전날(17일) 진행된 3차전에서도 9회 등판해 2점 차 리드를 ‘퍼펙트’로 지키며 세이브를 수확했다. 그러더니 오늘 다시 마운드에 서서 큰 흔들림 없이 승리를 지켜낸 것이다.
연투의 여파인지 구위가 온전하지는 않았다. 평소 시속 100마일(약 161km)을 어렵지 않게 넘기던 패스트볼은 최고 시속 98.8마일(약 159km)에 그쳤다. 허용한 타구도 다소 위험한 편이었다. 그래도 무너지지 않고 임무를 완수한 것만으로도 성공적이다.
사사키가 경기를 마무리하며 다저스는 시리즈 전적 4승 0패로 NLCS를 끝내고 지난해에 이어 다시 월드 시리즈에 진출했다. 월드 시리즈 ‘연패’에 성공한 것은 1998~2000년 뉴욕 양키스의 3연패가 마지막이다. 다저스가 이 기록에 도전할 자격을 얻었다.

그 과정에서 일본인 선수들의 활약이 빛났다. 다만 정규시즌에는 팀 최고의 타자로 활약한 오타니 쇼헤이, 에이스 노릇을 해낸 야마모토 요시노부에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다. 혹독한 데뷔 시즌을 보낸 사사키는 오히려 부정적인 평가를 많이 받았다.
그런 사사키가 가을야구 들어 ‘반전 드라마’를 쓰고 있다. 부상에서 돌아온 9월부터 불펜으로 보직을 옮기더니, 가을야구 들어서는 아예 마무리 투수로 전업했다. 데뷔 후 한 번도 맡아본 적 없는 보직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결과는 ‘대성공’이다.

사사키는 포스트시즌 7경기에서 1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1.13(8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다저스의 뒷문을 단단히 걸어 잠그고 있다. 지난 14일 NLCS 1차전을 제외하면 한 번도 실점하지 않고 위기를 넘겼다.
이런 호투에 같은 성을 쓰면서 과거 시애틀 매리너스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사사키 카즈히로를 떠올리는 팬들도 많다. 그의 별명이던 ‘대마신’에서 유래해 새로운 대마신이 다저스에 강림했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물론 여전히 먼저 주목받는 쪽은 오타니와 야마모토다. 이번 NLCS MVP도 4차전에서 역사적인 하루를 보낸 오타니의 몫이었다. 오타니가 4차전에 부활하기 전까지는 2차전 완투승을 수확한 야마모토의 수상이 유력했다.

하지만 사사키의 기여도도 작지 않다. 오히려 오타니가 부진했던 3차전까지는 사사키의 공적이 더 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다저스는 태너 스캇과 커비 예이츠 등 불펜 영입생들의 부진 탓에 골머리를 썩였는데, 사사키가 이를 단숨에 해결하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일본 선수들의 맹활약에 SNS나 일본 웹상의 일본 야구팬들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특히 그간 오타니나 야마모토에 비해 다소 주춤하던 사사키의 활약에 고무된 모습이 보인다.
한 팬은 “사사키가 마무리를 맡고서부터 팀 본래의 힘이 제대로 발휘되고 있다. MVP는 오타니여도 숨은 공로자는 사사키”라고 호평했다. 다른 팬은 “일본 시절에는 몸도 가늘고 언젠가 다치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이제 틀림없는 다저스의 수호신이 됐다”라며 감탄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