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9082억 원 투자한 이유 있네! 'MLB 125년 역사상 최고 수준' 다저스 선발, 스넬·야마모토 이어 글래스나우까지 …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가히 메이저리그(MLB) 역대 최고의 선발진이다. LA 다저스의 선발 투수들이 믿기 힘든 퍼포먼스로 시리즈를 지배하고 있다.
다저스는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경기에서 3-1로 승리했다.

다저스는 이날 선발 투수로 타일러 글래스나우를 내세웠다. 201cm의 장신 선발 투수인 그는 강력한 패스트볼과 시속 90마일 초반의 슬라이더, 각이 큰 커브로 상대 타자를 윽박지르는 투수다.
글래스나우는 초반부터 뛰어난 코너워크를 보였다.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 존 구석을 찔렀고, 슬라이더 역시 우타자 바깥쪽으로 날카롭게 휘어졌다. 커브는 결정구다웠다. 패스트볼 이후 등장한 커브는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기 가장 좋은 카드였다.
3가지 구종을 앞세워 글래스나우는 밀워키 타선을 압도했다. 2회 말 케일럽 더빈에게 장타를 허용한 뒤 좌익수 키케 에르난데스의 실책이 겹쳐 3루를 허용해 첫 실점을 내줬지만, 이후 글래스나우는 굳건했다.
특히 3회가 압권이었다. 브라이스 투랑, 윌리암 콘트레라스, 크리스티안 옐리치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4회 역시 앤드류 본, 살 프렐릭을 삼진으로 처리한 뒤 케일럽 더빈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제이크 바우어스를 커브로 꼼짝 못 하게 했다.
5회도 삼자 범퇴로 정리한 글래스나우는 6회 2아웃을 잡은 뒤 앤드류 본에게 볼넷을 내줬다. 투구수가 한계에 이르자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과감하게 글래스나우 대신 알렉 베시아를 투입했고, 베시아가 삼진으로 정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다저스는 7회 블레이크 트라이넨, 8회 앤서니 반다, 9회는 사사키 로키가 정리하며 3-1 승리를 거뒀다. 선발 투수 글래스나우의 기록은 5⅔이닝 8탈삼진 1실점이다.
정규 시즌 부상과 제구 난조로 18경기에 출전해 4승 3패 평균자책점 3.19에 그쳤던 글래스나우는 이번 시즌 포스트시즌에서 펄펄 날고 있다. 지난 디비전시리즈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에서는 불펜과 선발을 오가며 2경기 7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이날 역시 호투를 펼치면서 3경기 평균자책점이 0.68에 불과하다.


이번 시리즈 다저스는 막강한 선발진을 앞세워 밀워키 타선을 꽁꽁 묶었다. 1차전은 블레이크 스넬이 8이닝 10탈삼진 무실점, 2차전은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9이닝 1실점 완투승을 거뒀다. 3경기 평균자책점은 0.79다. 즉 다저스 선발진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기 위해선 밀워키 선발도 1점도 주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2년간 다저스는 이와 같은 '철벽 선발진'을 구축하기 위해 막대한 돈을 투자했다. 오타니 쇼헤이와 10년 7억 달러(약 9,944억 원), 야마모토와 12년 3억 2,500만 달러(약 4,615억 원), 글래스나우는 5년 1억 3,650만 달러(약 1,939억 원), 마지막으로 스넬과 5년 1억 8,200만 달러(약 2,584억 원)에 계약했다.
당시 '오버 페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2년 사이 정규 리그에서 부상으로 고전했지만, 다저스가 가장 바랐던 포스트시즌에서 펄펄 날며 가치를 입증했다. 이제는 누구도 막대한 투자가 손해라고 말하지 않는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