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초특급 투수, 한국이 제2의 고향? ‘친한파’ 스넬, 김하성→이정후→김혜성→손흥민까지! MLB도 주목한 운명적 인연

[SPORTALKOREA] 김지현 기자=메이저리그(MLB) 초특급 투수 블레이크 스넬(LA 다저스)이 또 한 번 한국과의 깊은 인연을 증명했다.
스넬은 MLB 역사상 7명뿐인 양대 리그 사이영상 수상자다.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선언한 스넬은 다저스와 총액 1억 8,200만 달러 대형 계약에도 성공했다. 정규시즌에는 부상 여파로 정규시즌 11경기 5승 4패 평균자책점(ERA) 2.35로 기대에 못 미쳤다.
그러나 포스트시즌(PS)에선 벌써 3승을 거두며 ‘큰 경기의 사나이’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현재까지 PS 성적은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86을 기록, 14이닝 동안 2실점만 내주고 있다. 직전 등판인 지난 14일(한국시간) 열린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1차전에서는 8이닝 1피안타 무실점, 무사사구 10탈삼진의 완벽투로 다저스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그의 눈부신 활약에 미국 매체 'ESPN'은 “사이영상 투수의 위용이 돌아왔다”며 찬사를 보냈다.
이날 경기 후 스넬은 본인의 SNS에 뜻밖의 세리머니로 또 다른 화제를 모았다. 바로 같은 LA 연고의 LAFC에서 뛰는 손흥민의 시그니처 ‘찰칵 포즈’를 따라 한 것이다. 이를 본 한국 팬들은 “명예 한국인으로 임명한다”, “이제 스넬도 한 가족이다”, “둘의 우정이 보기 좋다”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이 둘의 우정은 지난달 손흥민이 다저스타디움에서 시구를 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스넬이 직접 포수 미트를 끼고 공을 받았다. 이후 스넬은 팀 동료 김혜성과 함께 LAFC 경기를 찾아 손흥민을 응원하며 자연스레 친분을 쌓았다. 스넬의 세리머니는 그 인연의 연장선이었다.
스넬의 ‘한국 사랑’은 비단 손흥민과의 우정만이 아니다. 그는 MLB 커리어 동안 거쳐 온 모든 팀에서 한국인 선수와 함께했다는 ‘운명’을 자랑한다. 탬파베이 레이스 시절엔 최지만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선 김하성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는 이정후와 함께했고, 올 시즌 다저스에선 김혜성과 한솥밥을 먹고 있다. 공교롭게도 스넬이 소속팀 유니폼을 바꿀 때마다 항상 그곳엔 새로운 ‘코리안리거’가 있었다.
MLB.com은 스넬과 한국 선수들의 ‘운명적인 인연’을 따로 조명한 바 있다. 매체에 따르면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입단 초반, 스넬이 먼저 다가와 말을 건 것이 큰 힘이 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스넬과 나눈 대화들이 메이저리그 적응에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또한 김하성은 이정후와 김혜성이 MLB에 진출했을 때 “스넬에게 부탁해 그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전한 일화도 공개됐다. 이정후 역시 “스넬에게서 정신적인 부분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며 깊은 고마움을 드러냈다.

스넬은 “내게 한국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한국 선수들은 언제나 성실하고 팀을 위해 헌신한다. 함께한 모든 시간이 값졌다”고 회상했다.
‘한류 네트워크’를 형성한 스넬, 이제는 한국 팬들에게도 가장 친근한 외국인 메이저리거가 됐다.
사진=MLB.com·LA 다저스·LAFC 공식 SNS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