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139억 포기' 성공적인 시즌 보낸 브레그먼, 예정대로 옵트 아웃 선언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알렉스 브레그먼이 예상대로 옵트 아웃을 선택했다.
미국 매체 '뉴욕 포스트'는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보스턴 레드삭스의 3루수 브레그먼이 옵트 아웃 계획을 실행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지난겨울 브레그먼은 내야 최대어로 꼽혔지만, 스프링 트레이닝이 시작할 때까지 새로운 소속팀을 찾지 못했다. 지난 2019시즌 아메리칸리그(AL) MVP 투표 2위에 올랐고,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2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그는 9시즌 통산 타율 0.272 191홈런 663타점 OPS 0.848로 리그 정상급 성적을 기록했으나 '사인 훔치기' 스캔들에 연루되며 가치가 깎였다. 또 FA 직전 시즌 선구안이 급격하게 나빠져 출루율이 0.315 OPS가 0.768에 그친 부분도 흠이었다.

'미아 신세' 위기에 놓였던 브레그먼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팀은 보스턴이었다. 당시 라파엘 데버스라는 프랜차이즈 스타가 3루 자리를 지켰으나 보스턴은 그의 수비 실력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 이에 데버스를 지명 타자로 돌리고 브레그먼을 3루 혹은 2루수로 활용하기 위해 영입전에 참전했다. 결과적으로 3년 1억 2,000만 달러(약 1,708억 원)라는 예상보다 저렴한 금액에 그를 영입할 수 있었다. 다만 총액은 낮지만, 연봉이 높고 해마다 옵트 아웃 조항을 발동할 수 있어, 브레그먼도 이득을 취할 수 있는 형태였다.
이번 시즌 브레그먼은 시즌 초반 부활을 알렸다. 사근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타율 0.299 11홈런 35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부상에서 복귀한 뒤에는 성적이 다소 떨어져 114경기 출전 타율 0.273 18홈런 62타점 OPS 0.821로 시즌을 마쳤다.

성적 자체는 큰 임팩트를 남기진 못했지만, 브레그먼의 리더십은 휴스턴에 이어 보스턴에서도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평이다. 로만 앤서니, 마르셀로 마이어, 브라이언 베요 등 어린 선수들에게 위닝 멘탈리티를 주입해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크레익 브레슬로 보스턴 단장은 "명백하게 브레그먼은 옵트 아웃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고, 그는 그의 가족을 위해 무엇이 최선인지 선택할 것"이라며 "동시에 나는 브레그먼이 경기장에서, 클럽하우스에서 코칭 스태프와 프런트 오피스를 위해 공헌한 부분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경의를 표했다.

한편, 보스턴은 브레그먼과 함께 트레버 스토리도 옵트 아웃을 실행할 수 있다. 지난 2022시즌을 마친 뒤 6년 1억 4,000만 달러(약 1,992억 원) 계약을 맺은 스토리는 지난 2년간 부진했으나 이번 시즌 15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3 25홈런 96타점 31도루 OPS 0.741을 기록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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