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km 쾅! '코리안 드림 실패→팔꿈치 수술' 日 시골 청년이 다시 뛴다...'감자' 시라카와, 10개월 만의 라이브 피칭…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토미 존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던 일본 독립리그 도쿠시마 인디고삭스 투수 시라카와 케이쇼가 다시 마운드에 섰다.
시라카와는 지난 1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수술 후 10개월. 여기까지 회복했다! 다음 달에는 150km/h를 던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는 코멘트와 함께 라이브 피칭 영상을 공개하며 본격적인 복귀 준비에 돌입했음을 알렸다.
지난해 12월 오른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수술)을 받은 지 약 10개월 만의 투구 재개다.

이날 공개된 영상에서 시라카와는 최고 146km/h의 직구를 뿌리며 순조로운 회복세를 보여줬다. 아직 수술 전 최고 구속 154km/h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재활 과정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수치다.
도쿠시마현 출신인 시라카와는 2019년 일본 프로야구(NPB)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한 뒤 독립리그 도쿠시마 인디고삭스 유니폼을 입었다. 최고 154km/h의 강속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앞세워 최근 3년간 개막전 선발을 맡으며 팀 에이스로 성장했다.

2024년 SSG 랜더스가 엘리아스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시라카와를 영입하면서 그는 처음으로 '프로 선수'가 됐다.
6주 180만 엔(약 1,691만 원) 계약을 맺고 한국 무대에 도전장을 던진 시라카와는 SSG에서 5경기 선발 등판해 2승 2패 평균자책점 5.09를 기록했다. 롯데 자이언츠전 대량 실점(1⅓이닝 8실점 7자책)을 제외한 나머지 경기의 평균자책점 2.49로 안정적이었다. 9이닝당 탈삼진은 무려 10.57개를 기록하며 이름 그대로 'K쇼'를 펼쳤다.

시라카와는 SSG와 계약이 종료된 뒤 두산 베어스와 6주 400만 엔(약 3,761만 원)의 계약을 맺고 KBO리그 생활을 이어나갔다. 7월 4번의 등판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6.61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그는 8월 16일 KT 위즈전 8이닝 무실점 반전투로 15일 연장 계약에 성공했다.
하지만 8월 23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팔꿈치 부상이 찾아왔고, 결국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한 채 두산을 떠났다. 한국에서 최종 성적은 12경기 4승 5패 평균자책점 5.65.

일본으로 돌아간 시라카와는 지난해 10월 열린 NPB 드래프트에서도 지명받지 못했고, 12월 토미 존 수술까지 받으며 우울하게 한 해를 마감했다. 하지만 좌절은 없었다. 그는 지난 12월 31일 한국에서 활약했던 사진을 올리며 "나 자신에게 좋은 경험이 된 한 해였습니다. 한국에서 야구를 할 수 있었던 것, 한국 팀 동료들과 팬 여러분을 만날 수 있었던 게 무엇보다도 기뻤습니다. 2025년에도 하루하루 정진하겠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라며 긍정적인 메시지를 남겼다.

시라카와가 재활 중이던 올해 1월, KBO는 2026년부터 아시아쿼터제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KBO리그 경쟁력 강화와 원활한 외국인 선수 수급을 위해 지속적으로 필요성이 논의되어 왔던 아시아쿼터제는 아시아 국적 전체(아시아야구연맹 BFA 소속 국가 기준) 및 호주 국적 선수를 대상으로 시행한다.
비아시아 국가의 국적을 가진 이중국적 선수 영입은 불가하고, 직전 또는 해당 연도 아시아 리그 소속이었던 선수 1명으로 제한된다. 선수의 포지션은 무관하다.
또한, 신규 영입 시 지출할 수 있는 최대 비용은 연봉, 계약금, 특약(옵션 실지급액 기준)및 원 소속구단에 지불하는 이적료(세금 제외)를 합쳐 최대 20만 달러(월 최대 2만 달러)로 제한된다. 재계약 시 해당 선수의 연봉은 매년 10만 달러씩 상향 가능하다.

구단은 기존 외국인선수 3명을 포함해 아시아쿼터 제도 선수까지 총 4명을 보유할 수 있으며, 이 선수들은 모두 한 경기에 출장 가능하다. 선수 교체는 연 1회에 한해 가능하며, 본 제도 도입에 따라 KBO리그 엔트리도 현행 28명 등록 / 26명 출장에서 29명 등록 / 27명 출장으로 늘어난. 아시아쿼터 제도는 2026년부터 시행 예정이다.
좌절하지 않고 묵묵히 재활에 전념한 시라카와 앞에 새로운 기회가 열렸다. 예전 기량을 회복한다면 20대 중반의 나이와 한국 경험, 탈삼진 능력을 갖춘 그는 충분히 매력적인 조건이 될 것이다. '감자'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순박한 시골 청년 시라카와가 KBO리그 팬들 앞에서 다시 마운드에 오르는 날이 올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뉴시스, 시라카와 케이쇼 SNS, 도쿠시마 인디고삭스 홈페이지 캡처, 뉴스1, SSG 랜더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