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열도 들썩' 다저스가 4626억 쏟아부을만했네! '9이닝 111구 1실점 완투승' 야마모토, 71년만의 진기록 달성...…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LA 다저스는 이날을 위해 야마모토 요시노부에게 12년 총액 3억 2,500만 달러(약 4,626억 원)의 거금을 투자했을지도 모른다.
메이저리그(MLB) 최고액 투수 야마모토가 가을야구 무대서 역대급 퍼포먼스를 펼치며 다저스를 월드시리즈 진출 두 걸음 앞으로 이끌었다.
야마모토는 1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 주 밀워키의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에서 열리는 2025 MLB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NLCS) 2차전 선발투수로 등판해 9이닝 동안 111구를 던지며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1실점의 눈부신 투구를 선보였다. 야마모토의 완투를 앞세운 다저스는 5-1로 승리, 밀워키 원정서 2승을 거두고 가벼운 마음으로 다저 스타디움을 향하게 됐다.
시작은 불안했다. 야마모토는 밀워키 선두타자 잭슨 추리오를 상대로 던진 초구 패스트볼을 공략당해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솔로포를 허용했다.
따끔한 주사 한 방에 정신을 차린 걸까. 1점을 내준 야마모토는 이후 3명의 타자를 모두 땅볼로 처리하며 가볍게 1회를 정리했다. 다저스 타선은 2회 초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동점 솔로포에 이어 앤디 파헤스의 역전 적시타로 스코어 2-1을 만들어 야마모토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야마모토는 2회 말 선두타자 앤드류 본을 3루수 실책으로 내보냈으나 흔들림 없이 땅볼, 삼진, 땅볼로 삼자범퇴 이닝을 가져갔다.
3회에는 2사 후 브라이스 투랑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윌리엄 콘트레라스를 유격수 직선타로 처리해 위기 없이 지나갔다. 4회 역시 2사 후 살 프레릭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케일럽 더빈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프레릭의 안타는 이날 밀워키의 마지막 안타가 됐다. 야마모토는 5회 1사 후 조이 오티즈에게 더 이상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8회까지 11타자 연속 범타 행진으로 밀워키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그사이 다저스 타선은 6회 맥스 먼시의 솔로포, 7회 오타니 쇼헤이의 적시타, 8회 토미 에드먼의 적시타로 5-1까지 격차를 벌렸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불안한 불펜 대신 8회까지 98구를 던진 야마모토에게 9회를 맡겼다. 100구를 넘어가도 야마모토의 체력에는 문제가 없었다. 콘트레라스를 중견수 뜬공, 크리스티안 옐리치를 투수 땅볼로 처리한 그는 마지막 타자 본을 시속 92.5마일(약 148.9km) 스플리터로 헛스윙 처리하며 완투승을 완성했다.

MLB.com에 따르면 다저스가 포스트시즌에서 완투승을 거둔 것은 과거 KIA 타이거즈에서 뛰었던 호세 리마가 2004년 NL 디비전 시리즈 3차전(vs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완봉승을 기록한 이후 21년 만의 일이다. 또한 야마모토는 일본인 메이저리거 최초의 포스트시즌 완투승도 달성했다.
'옵타스탯(OptaSTATS)'에 따르면 야마모토는 진기한 기록도 세웠다. 그는 선두타자에게 홈런을 허용한 이후 추가 실점 없이 완투승을 달성한 MLB 역사상 2번째 투수가 됐다. 1954년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뉴욕 자이언츠(현 샌프란시스코) 조니 안토넬리가 최초의 기록을 달성했는데, 공교롭게도 두 선수 모두 초구에 홈런을 허용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야마모토의 눈부신 활약에 일본 매체들은 '일본인 최초의 위업을 달성했다', '경기적인 기록 행진',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며 앞다투어 그의 완투 소식을 전했다.

'산케이 스포츠'에 따르면 야마모토는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초반부터 (밀워키) 타자들이 굉장히 적극적으로 나오는 게 느껴졌다. 그 상황에서 효과적인 공을 좋은 코스에 던질 수 있던 것이 좋은 흐름으로 이어졌다"며 완투 비결을 밝혔다.
그는 선두타자 초구 홈런을 허용한 부분에 대해 "1회 첫 타자였고 솔로 홈런이라 크게 멘탈이 흔들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9회 등판을 결정했을 때 "감각이 매우 좋았기 때문에 '자신감을 갖고 던지자'고 생각했다"라며 "다저스에 온 뒤 처음으로 (완투) 기회를 잡은 거라 정말 큰 성취감을 느꼈다"라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