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만한테 밀리고 ‘저니맨’ 됐는데 대반전! 사사키 뒤흔든 가을야구 ‘히트맨’ 됐네…다저스 발목 잡을 뻔했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최지만과의 경쟁에서 져 ‘저니맨’ 신세가 된 왼손 타자가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상당한 ‘임팩트’를 남기고 있다.
밀워키 브루어스 제이크 바우어스는 1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2025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NLCS) 1차전에 출전해 1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바우어스는 이날 좌완 블레이크 스넬이 선발 출전함에 따라 벤치에서 경기를 출발했다. 그러다 9회 말 사사키 로키가 마운드에 오르면서 기회가 왔다. 1사 1루에서 조이 오티즈 대신 타석에 섰다.
침착하게 공을 고르며 3-2 풀카운트까지 간 바우어스는 6구째 포심 패스트볼을 통타했다. 가운데로 쭉 뻗은 타구는 중견수 앤디 파헤스의 키를 넘어갔다. 그라운드에 한 번 튕기고 담장을 넘어가며 인정 2루타가 됐다.
1사 2, 3루 기회를 만들어낸 바우어스는 곧바로 대주자 브랜든 라크리지와 교체됐다. 밀워키는 비록 여기서 한 점만 뽑는 데 그치며 1-2로 졌지만, 바우어스는 제 몫을 완벽히 해냈다.

1루수와 코너 외야수로 뛰는 바우어스는 한때 탬파베이 레이스 구단 최고의 야수 유망주로 꼽힌 선수다. 프로 지명은 2013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했지만, 2015시즌을 앞두고 삼각 트레이드에 포함돼 탬파베이로 건너갔다. 이후 2018년 MLB 데뷔까지 성공했다.
첫해 96경기에서 타율 0.201 11홈런 48타점 OPS 0.700을 기록하며 나름 가능성을 보였다. 그런데 탬파베이는 시즌 종료 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트레이드로 바우어스를 내보냈다.
포지션 중복이 원인이었다. 탬파베이는 바우어스 대신 이 해 팀에 합류한 다른 좌타자를 차기 시즌 1루에 기용하기로 했다. 밀워키에서 받아온 최지만이었다. 결국 바우어스는 최지만에 밀려 트레이드 카드로 쓰인 셈이다.
이후 바우어스는 잦은 부상 탓에 기대대로 성장하지 못했다. OPS 0.7을 넘긴 시즌이 한 번도 없다. 반대급부로 탬파베이로 이적한 우타자 얀디 디아스가 뒤늦게 잠재력을 터뜨려 리그 상위권 코너 내야수로 발돋움한 것과 비교된다.

2021시즌 도중 시애틀 매리너스로 트레이드된 후로는 저니맨 생활이 시작됐다. 2023년에는 뉴욕 양키스에서 뛰었고, 지난해 밀워키에 합류했다. 하지만 시즌을 마치고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됐고, 마이너 계약으로 간신히 재계약했다.
‘반전’이 시작됐다. 개막 로스터 합류에 성공하더니 5월까지 OPS 0.814를 기록하며 믿음직한 플래툰 요원으로 활약했다. 6월 이후 부상과 부진으로 침체를 겪기도 했으나 9월에 월간 OPS 1.018이라는 맹타를 휘두르며 부활에 성공했다.

결국 정규시즌 85경기에서 타율 0.235 7홈런 28타점 OPS 0.752를 기록하며 비율 지표상으로 ‘커리어 하이’를 경신했다. 심지어 9월의 타격감이 가을야구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일 시카고 컵스와의 디비전 시리즈 경기에서 4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으로 펄펄 날며 타선을 견인했다.
오늘도 바우어스는 제 몫을 했다. 올가을 최고의 투구를 선보이던 사사키에게 균열을 냈고, 결국 점수까지 이어지며 ‘히트맨’ 역할을 해냈다. 과연 남은 포스트시즌 경기에서도 이러한 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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