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격’ 다저스 갈 뻔한 166km 마무리 ‘영구 제명’ 임박, 조국에서도 쫓겨났다…“반박 불가 증거 확인”

[SPORTALKOREA] 한휘 기자= 한때 메이저리그(MLB)를 호령하던 강속구 마무리 투수가 ‘영구 제명’ 처분을 받기 직전까지 몰렸다.
현지 스포츠 매체 ‘ESPN’의 중남미 스포츠 담당 기자인 엔리케 로하스는 14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본인의 SNS를 통해 “도미니카공화국 야구리그(LIDOM) 사무국이 겨울에 개막하는 리그를 앞두고 엠마누엘 클라세와 루이스 오르티스의 선수 등록을 불허했다”라고 알렸다.


클라세와 오르티스는 모두 MLB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소속 투수다. 지난 7월부터 불법 스포츠 도박 관련 조사를 받게 되며 사무국 처분에 따라 비징계성 유급 휴직에 들어갔다. 9월 1일에는 조사를 위해 휴직이 무기한 연장됐다.
이에 이 둘은 실전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조국인 도미니카공화국으로 돌아갔다. 겨울철에 열리는 LIDOM 경기를 소화하기 위해 에스트레야스 오리엔탈레스와 계약했다.
MLB의 징계 등 처분은 오로지 MLB에만 국한한다. LIDOM 등 중남미 리그는 이에 구애받지 않고 선수를 등록할 수 있다. 이미 불법 도박으로 영구 제명 처리된 전 피츠버그 파이리츠 내야수 투쿠피타 마르카노가 고국 베네수엘라에서 선수로 잘만 뛰고 있기도 하다.
그렇기에 이번에 LIDOM 사무국이 이 둘의 등록을 불허한 것은 이례적이다. 조사를 받는 선수들이나 징계로 커리어가 끊긴 선수들도 중남미 무대에서 뛰었던 것과 다르다. LIDOM 사무국이 자체적으로 이 둘을 쫓아낸 셈이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LIDOM 사무국이 불허한 이유를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소식이 전해졌다. 등록에 실패한 투수 중 클라세의 영구 제명 처분이 가까워졌다는 것이다.
중남미 지역을 전담하는 MLB 내부기자 엑토르 고메스는 같은날 본인의 SNS에 “소식통에 따르면, 클라세는 두 번 다시 MLB에서 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반박할 수 없는 증거가 드러났다”라고 전했다.
사실이라면 매우 충격적인 소식이다. 이번에 조사를 받는 클라세와 오르티스 외에도 현역 선수가 스포츠 도박 등의 혐의로 징계를 받은 사례는 적지 않다. 그런데 조사 직전까지 리그 최고 수준의 투수로 활약한 선수가 영구 제명 처분을 받은 사례는 극히 드물다.

아메리칸리그(AL) 최고의 마무리 투수인 클라세는 최고 시속 103마일(약 165.8km)의 커터를 던지는 우완 강속구 투수로, 통산 297세이브를 기록했다. 2021시즌 기량을 만개한 이래로 꾸준히 팀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해 왔다.
올 시즌은 48경기 47⅓이닝 5승 3패 24세이브(5블론) 평균자책점 3.23을 기록했다. 다소 기복이 있으나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클리블랜드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다소 주춤하면서 클라세가 트레이드될 것이라는 설이 돌기 시작했다.
특히 뒷문이 불안한 LA 다저스를 비롯해 불펜진 보강을 노리는 여러 팀이 클라세 영입전에 참전했다는 이야기가 파다했다. 그런데 트레이드가 성사되기 전에 클라세가 조사를 위해 선수단에서 이탈했다. 트레이드 논의는 전부 ‘무’로 돌아갔다.

클라세가 영구 제명에 가까워진 이유는 그의 혐의가 단순 도박이 아니기 때문이다. 심지어 한 단계 더 나아가 베팅 후 돈을 따고자 의도적으로 볼을 던지거나 몸에 맞는 공을 내주는 등의 행위를 했다는 혐의도 받는다. 이 경우 도박을 넘어 ‘승부 조작’이 된다.
앞서 언급한 마르카노가 2024년 영구 제명 조처된 이유도 본인 소속팀 경기에 베팅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가 이런 혐의로 사라진다면 파장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한편, 클라세를 잃은 클리블랜드는 기적같은 9월과 함께 2년 연속으로 지구 우승을 차지하고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다. 현재 들리는 소식대로라면 ‘범죄자’ 2명이 클리블랜드의 ‘혈막’ 노릇을 하고 있던 셈이 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