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넷-2루타-희비-볼넷=실점’ 日 괴물마저 흔들리다니…사실상 승리 ‘당한’ 다저스, 불펜 문제는 ‘현재진행형’

[SPORTALKOREA] 한휘 기자= 정규시즌의 ‘6전 전패’ 악연을 끊고 1차전을 이겼다. 하지만 LA 다저스는 마냥 웃기만 할 수 없어 보인다.
다저스 사사키 로키는 1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2025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NLCS) 1차전에 등판했으나 ⅔이닝 1피안타 2볼넷 1실점으로 부진했다.

사사키는 2-0으로 앞선 9회 말 마무리를 위해 출격했다. 하지만 평소보다 구속이 조금 느려 우려를 샀다. 공도 날리며 불안감을 안겼다. 아니나 다를까 아이작 콜린스와 제이크 바우어스에게 각각 볼넷과 2루타를 맞고 1사 2, 3루 위기에 몰렸다.
이어 잭슨 추리오에게 희생플라이를 맞고 한 점을 내줬다. 뒤이어 크리스찬 옐리치에게도 볼넷을 헌납했다. 다저스 벤치가 움직였다. 사사키를 강판하고 블레이크 트라이넨을 마운드에 올렸다.

트라이넨의 공도 썩 좋지 않았다. 윌리엄 콘트레라스도 볼넷으로 내보냈다. 만루가 됐다. 좌타 2루수 브라이스 투랭이 타석에 섰다. 1-2의 유리한 카운트를 트라이넨이 선점했다.
그런데 트라이넨의 4구 스위퍼가 몸쪽으로 너무 깊게 꺾였다. 몸에 맞는 공이 나올 상황. 하지만 투랭이 본능적으로 공을 피했다. 천만다행으로 밀어내기 동점을 헌납하는 상황은 나오지 않았다.
이어 트라이넨의 5구 패스트볼은 스트라이크 존 한참 위로 날아갔다. 그런데 앞선 상황 탓에 마음이 급했던 투랭의 배트가 나왔다. 헛스윙 삼진이 됐다. 다저스의 2-1 승리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이 승리로 다저스는 정규시즌 밀워키를 상대로 6경기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악연을 끊고 1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하지만 9회 불펜진의 처참한 모습 때문에 남은 시리즈에서 고민을 품고 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레이와의 괴물’로 불리며 일본에서부터 초특급 유망주로 평가받은 사사키는 올해 다저스 합류 후 빅리그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그런데 어깨 부상에서 돌아와 불펜으로 전환하더니 빼어난 구위로 순식간에 필승조로 올라섰다.
특히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마무리 역할을 맡아 빼어난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지난 10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NL 디비전 시리즈(NLDS) 4차전에서는 8회부터 3이닝 무실점을 기록해 팀이 연장 11회까지 가서 2-1로 이기는 데 발판을 놓았다.
하지만 사사키는 프로 무대에서 마무리 투수로 나선 경험이 없는 선수다. 이것이 MLB에서의 첫 포스트시즌이라는 중압감과 맞물려 어떤 악재로 다가올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그간 잘 던진 것과 달리 오늘 흔들리면서 불안이 조금씩 현실이 되고 있다.

뒷수습에 성공한 트라이넨도 내용은 불안했다. 11구 가운데 6개가 볼이었다. 투랭의 타석에서도 4구 몸에 맞는 공을 피한 것, 5구 한참 높은 공에 헛스윙이 나온 것 등 투랭이 ‘자멸’해서 삼진을 잡은 것이나 다름 없다. 사실상 승리를 ‘당했다.’
지난해 다저스의 필승조로 맹활약한 트라이넨은 올해 정규시즌 32경기에서 2승 7패 평균자책점 5.40으로 부진하며 우려를 키웠다. 포스트시즌 들어서도 3경기에서 1⅓이닝 2실점으로 다소 불안하다. 오늘도 그렇게 안정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다저스는 정규시즌 중에도 불펜이 불안해 골머리를 앓았다. 태너 스캇과 커비 예이츠를 비롯한 영입생들이 하나같이 부진했고, 기존 자원들도 부상으로 이탈하거나 트라이넨처럼 급격한 하락세를 겪었다.
사사키가 불펜으로 전환해 호투하며 고민을 조금은 해결하는 듯했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는 사사키마저 흔들려 팀의 승리를 날릴 뻔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근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